고립된 한국 국민 실어나른 아에로멕시코, 코로나19에 '파산 신청'

입력
2020.07.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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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수요 급감 원인 "항공산업, 전례없는 도전 직면"

아에로멕시코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달30일(현지시간) 파산을 신청했다. 아에로멕시코 홈페이지 캡처

아에로멕시코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달30일(현지시간) 파산을 신청했다. 아에로멕시코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타이항공이 얼마 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데 이어 멕시코 대표 항공사 아에로멕시코도 파산을 신청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에로멕시코는 지난달 30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아에로멕시코는 기업 회생을 위한 구제융자(DIP 파이낸스)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각국의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로 여객 수요가 90%가량 급감한 것이 파산 신청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다. 안드레스 코네사 아에로멕시코 최고경영자(CEO)도 "항공산업이 국제적인 수요 감소로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파산 신청에도 경영이나 항공편 운항 등에는 차질을 빚지 않을 전망이다. 아에로멕시코는 성명에서 "앞으로 몇 주 내로 영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한다"며 "7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각각 4배,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그대로다"라고 밝혔다. 또 "항공권, 예약, 전자 바우처, 프리미어 포인트 등은 유효하다"라고도 했다.

멕시코항공과 함께 멕시코를 대표하는 양대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는 한국과 중남미를 잇는 유일한 직항 노선인 인천-멕시코시티 노선을 운항해왔다. 코로나19로 운항이 일시 중지된 와중에서도 우리나라와 멕시코를 잇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달 쿠바의 입출국 금지 조치로 현지에서 석 달 가까이 고립됐던 한국인 13명이 아에로멕시코의 임시항공편을 타고 귀국길에 올랐고, 중미 니카라과에 거주하는 교민 등도 아에로멕시코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남미 항공사가 도산 위기에 몰린 것은 아에로멕시코가 세 번째다. 앞서 5월에는 중남미 최대 항공사 칠레 라탐(LATAM)항공과 아비앙카 항공이 파산 신청을 냈다. 또 관광지가 많은 동남아 지역의 항공사도 여행객 급감으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태국의 국영항공사 타이항공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줄곧 적자를 기록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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