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1곳 집단감염이 11개 시설에서 접촉자 만들었다

입력
2020.06.30 16:24
수정
2020.06.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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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세 보여주듯
집단감염 1개가 여러 시설에서 접촉자 양산
주영광교회ㆍ왕성교회 관련 접촉자 945명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이 설치되고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은 파라솔 간 2∼4m 간격을 두고 운영된다. 연합뉴스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이 설치되고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은 파라솔 간 2∼4m 간격을 두고 운영된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환자가 확인되는 지역이 늘어나는 점이 불안 요소다. 대구에서처럼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무증상, 경증환자를 통해 바이러스의 연결고리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집단감염이 한 차례만 발생해도 연결고리가 11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나왔다.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퍼졌는지 가늠하는 지표인 지역발생 환자 수는 지난달 28일 68명을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대체로 감소하고 있다. 지역발생 환자는 지역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를 뜻한다. 3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날 같은 시간보다 늘어난 확진자 43명 가운데 지역발생은 23명이었다. 서울(6명)과 경기(7명) 등 수도권 확진자가 절반 이상이었지만 대전(5명)과 광주(3명)에서도 기존에 파악된 집단감염 관련 접촉자 가운데 환자가 늘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환자 발생 지역이) 대전, 광주, 전남쪽으로 내려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국 어디서든 산발적 감염이 계속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산발적인 감염이란 감염원을 추적하기 어려운 소규모 유행을 의미한다. 당장 사찰(광륵사)과 관련해 이날 정오까지 14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광주의 유행은 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 이전에 벌어진 유행과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증 또는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되는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연결고리가 단기간에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 방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의 주영광교회와 관련해 23명의 환자가 확인됐는데 이들은 물류센터와 어린이집, 병원, 산후조리원, 사회복지시설, 직장, 학원 등 11개 시설에서 접촉자를 만들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관련해 나타난 환자 31명도 직장과 학교, 호텔 등 8개 시설에서 접촉자를 만들었다. 두 교회의 유행과 관련해 파악된 접촉자는 945명에 이른다.

중대본은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에서 확보한 혈청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항체 검사 결과를 이르면 다음주 일부 공개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지 않은 사람 가운데 감염자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다. 또 중대본은 해외에서 특별기 등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 가운데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검역이나 입국자 격리 중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특별기 운항을 제한하는 조치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선박에 대한 승선검역 등을 시행하는 신종 코로나 검역관리지역을 전 세계로 확대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 현재는 중국과 이란, 이탈리아만 지정돼 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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