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가능’ 호언 무색… 베이징 코로나 6일째 20명 웃돌아

입력
2020.06.19 15:06

전문가 “신속 대처로 감염세 꺾여”

매체 “中 바이러스 대처 모범사례”

도매시장 연어발 감염 180명 넘어서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의료진 앞으로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의료진 앞으로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이 베이징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통제 상태”라고 자신했다. 24시간 검사소를 가동해 40만명 넘게 검사를 마쳤다며 신속한 대응을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가 “새로운 모범사례로 남을 것”이라면서 자화자찬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베이징의 코로나19 감염자는 6일 연속 20명을 웃돌아 180명을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9일 “전날 베이징에서 2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7일 21명으로 다소 줄어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다시 소폭 증가했다. 11일 시작된 베이징 확진자는 13일 36명으로 급증한 이래 줄곧 20명을 넘겨 총 183명에 달했다.

여전히 심각한 위기임에도 당국의 판단은 달랐다. 우준유(吳尊友)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는 전날 “베이징 집단 감염이 이미 통제 상태에 들어갔다”며 “시의적절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우한의 전례가 반복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 신규 확진자가 0명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확산세가 꺾인 만큼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면서 “현재 확인되는 환자들은 대부분 12일 이전에 감염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11일 신파디 도매시장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바이러스가 검출된 시장 상인과 방문객, 인근 주민, 이들과의 접촉자 등 40만명을 검사했다. 한낮 무더위 열악한 환경에서 검사해야 하는 대상이 워낙 방대한 탓에 “하루 일당 700위안(약 12만원)에 초과근무수당을 추가로 준다”면서 코로나19 검사인력을 급히 모집해 현장에 투입하는 실정이다. 개별 감염사례에 대한 역학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물량 공세’는 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을 “중국이 다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모범을 보였다”며 치켜세우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코로나19의 강한 전염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서구와 달리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대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을 슬그머니 끌어들여 “중국과 한국은 높은 교육수준을 갖춘 대다수 인구와 전염병 정보를 빠르게 전하는 매스컴, 과학적 진실에 대한 존경심을 바탕으로 위기와 도전을 헤쳐나갔다”면서 “반면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가짜 뉴스와 사회 혼란, 음모론에 휩싸여 안일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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