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교육을 다시 생각한다

입력
2020.06.01 04:30
2차 등교일인 2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도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 거리를 두고 발열 체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확진자 사태 이후 등교 개학 시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의 걱정과 우려가 많다. 혹시라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학교에서 코로나에 옮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다. 또한, 면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 학생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학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모두 타당한 지적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등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난 2~3개월 동안 정부는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국적으로 잘 갖춰진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EBS 수업, 온라인 동영상 강의 활용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선생님들 또한 일선에서 온라인 실시간 조회 및 수업, SNS 활용 학습 지원 등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집에서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도움을 제공한 학부모님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이루어진 이러한 노력은 학생들의 지적 성장을 돕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학생들의 지적 성장, 즉 교과별 교육과정에 맞춰 학습이 이루어지는 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사회정서발달로 대표되는 학생들의 비인지적 성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아동기 초기로 분류되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사회ㆍ정서ㆍ도덕성 발달에서 교사 및 또래 친구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경험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학교는 친구들과 다양한 놀이를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또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조절할 수 있는 훈련을 하게 된다. 갈등상황에서 친구와 선생님들이 문제 해결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옳고 그름에 대한 사고를 키우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비인지적 성장은 단순히 아이들이 연령이 높아진다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동기 초기에 적절한 환경자극, 피드백, 그리고 훈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등교할 수 있는 날로 돌아가는 데에 1~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할 것이다. 교육부, 방역당국, 그리고 단위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 등교 수업을 준비한 후 학생들이 학교에 올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친구들과 짧은 시간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선생님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면 아이들의 사회정서발달의 소중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은 사회정서발달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는 더욱더 소중하다. 비록 그것이 마스크를 쓰고 1m 간격을 두고 이루어지더라도 말이다.

신태섭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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