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아는 모든 것(6.1)

입력
2020.06.01 04:30
인류 출판 역사상 '가장 쇼킹한 책' 중 하나로 꼽힐 만한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이

1988년 6월 1일 미국 ‘뉴포트 하우스(Newport House)’라는 작은 출판사가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아는 모든 것(Everything Men Know About Women)’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앨런 프랜시스(Alan Francis)라는 심리학자였다. 출판사 측은 “다년간의 연구와 1,000여 건의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프랜시스 박사는 남성들이 알고 이해하는 여성에 대한 지식을 포괄적으로, 사나우리만치 대담하고 유쾌한 통찰과 함께, 100페이지 남짓의 이 책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출판사는 “프랜시스 박사는 여성과 친구가 되는 법부터 침대에서 여성을 만족시키는 방법 등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고도 썼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충격적 진실을 완벽하게 담아낸 책”이라는 등의 비평가 극찬과, 독자들 특히 여성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일약 베스트셀러로 떠올랐고, 그 해 미국을 비롯 영어권 출판계 최고의 화제작이 됐다. 출간 10주년, 20주년 기념호가 잇달아 출간됐고, 2년 전인 2018년에는 30주년 특별호도 나왔다.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독자들은 서평 등을 통해 “진전된 지식들을 거의 완벽하게 반영했다”며 열광했다. 한 여성 독자는 “남자들의 여성에 대한 무지에 대해 이보다 더 정확하게 기술한 책은 없었다”고 썼고, 실제로 한 남성 심리학자는 “한쪽 한쪽 마지막 쪽까지 넘기는 동안 도저히 중간에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저자가 기술한 내용은, 사소한 것들까지 단 하나도 틀린 게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썼다.

사실 ‘Everything…’은 본문 128쪽이 전부 백지인, 빈 노트 같은 책이었다. 남자들은 여성에 대해 친구로서든 연인으로든 배우자로든 아는 게 전혀 없다는 풍자 혹은 조롱이 책의 메시지였던 셈이다. 저자도 신디 캐시먼(Cindy Cashman)이라는 여성이었고, 그가 필명으로 쓴 앨런 프랜시스는 ‘정신질환 진단 통계 편람(DSM)’ 4판 패널 디렉터를 맡았던 듀크대 의대의 저명 정신의학자의 이름이었다. 신디 캐시먼은 ‘Everything…’의 성공적 기획 출판 이후 진짜 몇 권의 책을 출간했고, 독립출판인으로도 성공했다. 최윤필 선임기자

기억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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