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역, 예견된 ‘환승 불편’ 논란

입력
2020.04.02 16:21
수정
2020.04.02 17:33

2022년 완공 사상~하단선, 2호선

갈아타려면 최소 이동거리 180m

“예산 탓”… 市, 알고도 둘러가게

현재는 100억대, 나중엔 500억대

부산 2호선 사상역(장산행)~사상하단선 501정거장 직결 환승도. 그래픽=박구원 기자
부산 2호선 사상역(장산행)~사상하단선 501정거장 직결 환승도. 그래픽=박구원 기자

2020년 완공 예정인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의 2호선 사상역과의 환승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루 환승객이 2만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추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미래 불편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2일 부산시와 시공사인 SK건설 등에 따르면 현재의 설계대로 건설된다면 2호선 사상역에서 사상~하단선으로 갈아타는 환승객은 승강장 외부 게이트로 빠져 나온 뒤 다시 사상~하단선 게이트를 통과해 지하 승강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지하 승강장에서 육상으로 빠져 나와 다시 지하 승강장으로 향하는 구조다.

따라서 두 번의 수직 이동(에스컬레이터 등) 거리를 제외하고도 최소 이동거리가 180m에 달해 환승시간이 과다 소요되는 등의 불편이 우려되자 당초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심의 과정에서 직결환승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사업비 문제로 반영되지 않은 채 착공됐다.

특히 향후 부전~마산 민간복선철도 사상역 및 복합환승센터 건설계획과 맞물려 사상역이 서부산권의 환승 허브로 부각되자 최근 다시 직결환승 변경에 대한 설계경제성 검토(VE)를 시행,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지만 반려됐고, 부산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직결 환승으로 설계를 바꿀 경우 환승 이동 거리는 불과 20여m로, 소요시간이 거의 들지 않으며, 수직이동 불편도 없다고 한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현재 사상~하단선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공사계획 일부만 변경하면 동시 시행이 가능하고, 사업기간 내 완료가 가능하나 완공 후 시행할 경우 공사비가 많이 들어 중복공사에 따른 예산낭비, 교통민원, 시공성 불량 등의 문제점이 있어 사실상 직결환승 시설 공사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공사 측은 특히 현재 설계변경을 해 시공할 경우 165억원 정도면 공사가 가능하지만 당초대로 준공한 뒤 추후 직결공사를 하려면 적어도 55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사상~하단선 배후지역 주민들은 사상역이 향후 여러 개발호재로 서부산지역의 교통허브가 될 것이 확실한 만큼 부산시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시민편의를 위해 서둘러 착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과 1호선 하단역을 연결하는 총 길이 6.9㎞ 구간에 정거장 6곳과 차량기지 1곳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2016년 착공해 2022년 말 완공 예정이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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