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5번째 정규리그 MVP 박혜진 “더는 못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입력
2020.03.31 14:36
수정
2020.03.31 16:4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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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 2019~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MVP에 오른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은 지난 1월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 팬사인회 당시. 우리은행 제공
하나원큐 2019~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MVP에 오른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은 지난 1월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 팬사인회 당시. 우리은행 제공

아산 우리은행의 박혜진(30)이 통산 5번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박혜진은 시상식 없이 발표된 하나원큐 2019~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MVP의 영예를 안았다. 31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따르면 기자단 투표에서 박혜진은 총 투표수 108표 가운데 99표의 몰표를 받았다. 이로써 2013~14, 2014~15, 2016~17, 2017~18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5번째 MVP를 휩쓸며 명실공히 2010년대 최고 선수임을 재확인했다. 정선민 전 인천 신한은행 코치의 7회에 이어 두 번째 최다 수상 기록이다.

박혜진은 이번 시즌 27경기에서 평균 14.7점을 넣고 5.4어시스트, 5.1리바운드의 성적을 기록했다. 득점 7위, 어시스트 2위 외에도 3점슛 성공 개수 3위(54개), 3점슛 성공률 6위(34%), 자유투 성공률 1위(89.2%), 출전 시간 2위(36분59초), 국내 선수 공헌도 1위 등 전 부문에서 활약하며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을 이끌었다.

박혜진은 연맹을 통해 “MVP라는 상은 이제 더는 못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받게 됐다. 나 혼자 좋은 상을 받게 돼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임영희 언니가 은퇴하면서 위기의식을 크게 느꼈다”며 “그게 절실함으로 이어진 것 같다. 우리 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착실하게 준비한 결과물이다”라고 밝혔다.

박혜진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지난달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에 큰 역할을 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은 미뤄졌지만 그는 “선수들이 조금은 지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곧 개장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최대어’로 꼽히는 박혜진은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다양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그는 이날 받은 상금 1,000만원 전액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박혜진은 “지금은 모든 국민이 정말 힘든 상황인 것 같다. 예전부터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에 기부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감독상은 2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탈환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받았고, 신인상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지명된 허예은(19)에게 돌아갔다. 위성우 감독은 통산 7번째 감독상을 받아 이 부문 최다를 기록했고, 허예은은 이번 시즌 9경기에 나와 3.3점에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 시즌 종료 등 가장 먼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WKBL은 시상식 역시 취소하고 보도자료만 배포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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