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주목받을 가치가 충분한 브리티시 스포츠세단, ‘재규어 XE S 3.0 SC’

입력
2020.03.19 10:35
수정
2020.03.19 14:48
재규어 XE S는 잊혀져선 안될 스포츠 세단이었다.
재규어 XE S는 잊혀져선 안될 스포츠 세단이었다.

재규어 브랜드에게 있어 재규어 ‘XE’의 존재는 꽤나 인상적이다.

브리티시 프리미엄, 그리고 브리티시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각종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적용한 것은 물론이고 보다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패키징을 담아낸 존재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실적에 대한 평가는 미루더라도 브랜드의 확장에서는 분명 필요한 존재다. 이런 상황에서 재규어 XE 중에서 무척이나 특별한 존재를 마주하게 됐다. 바로 XE 디젤이 중심을 이루는 국내 시장에서 ‘380마력’을 내는 3.0L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XE S 3.0SC(이하 재규어 XE S)’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과연 재규어 XE S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품고 있을까?

재규어 XE S는 기존의 재규어 XE를 기반으로 개발된 퍼포먼스 사양인 만큼 차량의 체격이나 구성 등에 있어서 ‘XE’의 것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4,672mm의 전장과 각각 1,850mm와 1,425mm의 전폭 및 전고는 물론이고 2,835mm의 휠베이스 역시 고스란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제원 수치에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전체적인 프로포션 역시 재규어 XE 특유의 늘씬함이 돋보인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강렬하게

재규어의 디자인은 곡선의 미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브랜드에 녹여 내는 것이 무엇인지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재규어 XE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재규어 특유의 우아한 기품은 물론이고 ‘브리티시 스포츠카’ 브랜드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생각보다 작은’ 세단에 녹이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날렵하게 다듬어진 재규어 고유의 헤드라이트와 고성능 엔진을 위해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를 더한 바디킷은 그 자체로는 스포티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재규어 고유의 유려한 곡선, 그리고 과장되는 디자인 전체적인 실루엣을 바라 본다면 여느 재규어 사이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고양잇과’의 특수성이 전해진다.

측면에서는 유려한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치 고양잇과 동물들의 늘씬한 실루엣을 고스란히 닮은 듯한 그 모습은 긴 보닛과 짧은 트렁크 라인, 그리고 날렵한 윈도우 실루엣 등으로 구성되어 더욱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다. 그와 함께 날렵한 스타일의 알로이 휠과 그 안의 거대한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를 통해 ‘S’의 가치를 제시한다.

끝으로 재규어 XE S의 후면 디자인은 무척 간결하다.

실제 깔끔한 바디킷, 듀얼 머플러 팁, 절제된 리어 스포일러 만으로 마무리 한 것이다. 만약 BMW M3 같이 대대적인 고성능 모델이었다면 더욱 대담한 튜닝이 더해졌겠지만 ‘XE S’는 소소한 변화와 깔끔한 마무리를 통해 그저 M-퍼포먼스 모델(M340i)와 같은 ‘XE의 성능 개선 모델’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다.

퍼포먼스에 대한 정체성

재규어 XE S의 실내 공간은 기존 XE 대비 확실한 성능 개선을 이뤄냈음을 명확히 제시한다.

국내에 판매되는 대다수의 XE가 깊은 검은색으로 치장한 것에 비해 재규어 XE S는 재규어 특유의 구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레이아웃에 소소한 변화를 더해 XE S만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과시한다. 특히 대시보드에 붉은색 스티치를, 도어 트림과 시트에는 검은색과 붉은색 가죽의 대비와 조화를 통해 차량의 역동성과 정체성을 명확히 제시한다.

여기에 최신의 재규어들이 제시하고 있는 깔끔하고 명료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통해 다양한 그래픽 테마를 기반으로 차량 정보는 물론이고 주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해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센터페시아에 넓게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블루투스 및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누릴 수 있도록 했으며 직관적인 컨트롤 패널을 통해 ‘사용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고급스러운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더욱 끌어 올린다.

단순히 실내 공간의 구성 변화는 물론이고 1열과 2열 시트의 디테일과 기능의 개선 역시 이어진다.

1열 공간의 경우에는 재규어 특유의 낮은 시트 포지션을 고스란히 이어가면서도 엉덩이 시트 및 사이드 볼스터의 홀딩 능력’을 끌어 올린 스포츠 버킷 시트를 더해 공간의 기능 및 스포츠 모델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공간의 여유는 조금 부족하지만 이상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의 구현이 만족스러웠다.

2열 공간은 다소 협소한 편이라 체격이 큰 탑승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새롭게 구성된 매력적인 시트를 통해 착좌 시의 만족감은 물론이고 소재 등에 있어서도 기존의 XE 보다 한 단계 발전되었음을 과시한다. 물론 체급이 작은 만큼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건조한 느낌이 든다.

끝으로 적재 공간도 준수한 편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455L의 적재 공간은 차량이 가진 드라이빙에 대한 의지나 컨셉 등에 비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특히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감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짐을 손쉽게 적재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380마력을 품은 재규어

재규어 XE S의 핵심은 바로 여느 재규어 XE와는 확실한 차이를 제시하는 성능에 있다.

실제 유려하게 그려진 보닛 아래에 자리한 380마력, 45.9kg.m의 토크를 내는 V6 3.0L 슈퍼차저 가솔린 엔진이 자리해 국내 XE 판매의 대다수를 차지한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과 확실한 차이를 제시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후륜구동 레이아웃 역시 눈길을 끌기 충분한 요소일 것이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재규어 XE S는 정지 상태에서 단 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고 속도 역시 250km/h에 이르며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기존 XE 대비 성능이 대폭 개선된 만큼 효율성의 저하는 필연적이다. 실제 재규어 XE S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8.7km/L(도심 7.5km/L 고속 10.8km/L)다.

프리미엄 퍼포먼스의 매력을 제시하는 재규어

재규어의 국내 활동을 보고 있자면 아쉬움이 남는다. 잔고장이나 A/S 등의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브랜드의 포트폴리오’의 구성에 있어서 ‘브리티시 스포츠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재규어 XE S의 시승은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인 재규어’ 중 하나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스포티한 감성을 자아내는 스포츠 버킷 시트를 기반으로 한 매력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은 물론이고 시동 순간, 실내 공간으로 울러 퍼지는 사운드의 강렬한 존재감은 곧바로 퍼포먼스 모델의 정체성을 제시한다. 게다가 이러한 감성은 주행 성능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며 운전자의 즐거움을 한껏 고취시킨다.

절대적인 수준의 가속 성능은 아니지만 엑셀러레이터 조작과 함께 풍부함이 돋보인다.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매력적인 발진 가속과 풍부한 추월 가속, 그리고 우수한 성능을 기반으로 고속 영역까지도 능숙하게 질주하는 XE S에 만족감을 누리게 된다. 특히 슈퍼차저 엔진 특유의 꾸준하고 매끄러운 출력 전개는 여느 터보 엔진과의 차이를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에 따라 전개되는 출력의 질감이 터보 엔진들처럼 폭발하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매끄럽고 꾸준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XE S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도 곧바로 XE S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전한다.

이와 함께 8단 자동 변속기의 능숙함과 부드러움은 단순히 역동적인 세단이 아닌 ‘브리티시 프리미엄’의 존재감을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부분이다. 물론 스포츠 변속 및 드라이빙 모드 등을 택할 때 제법 날카롭게 드러나는 ‘감성’ 역시 운전자의 만족감을 자아내는 부분일 것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고급스러움과 역동성, 그리고 편안함을 하나의 그릇에 절묘하게 담아낸 모습이다.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리고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감각에 따라 꽤나 민첩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 차체는 운전자가 원하는 ‘드라이빙 라인’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게다가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데일리카로 손색이 없을 만큼 노면의 충격을 능숙하게 달래는 모습이다. 물론 과속 방지턱, 혹은 요철 등을 지날 때에는 약간의 충격이 느껴지는 편이지만, 최대한 ‘탑승자’에게 스트레스가 전해지지 않도록 억제하는 모습이라 주행을 하는 내내 만족감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드라이빙의 템포를 높이고,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게 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단단하게 움켜쥔 하체 덕에 한층 노골적이고 명확한 질감을 느낄 수 있고, 노면 충격도 조금 거세게 느껴진다. 그래도 허리가 끊어질 듯한 충격은 크게 느껴지지 않아 ‘프리미엄 스포츠’의 매력을 한껏 자아낸다.

게다가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코너 진입에서는 제법 부드럽게 연출되지만 롤링에 대해서는 단단히 반응해 여느 브랜드의 차량들과 비교해도 ‘높은 완성도’를 제시한다. 게다가 코너링 한계도 뛰어나다. 실제 코너 진입 후 XE S의 하체는 꽤나 탄탄하게 버티며 코너를 능숙하게 빠져나가는 모습을 제시하며 ‘재규어 드라이빙’의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연출하며 높은 만족감을 자아냈다.

그렇게 XE S와 주행을 하고 나니 'BMW M340i'와의 맞대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점: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하체 셋업, 그리고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드라이빙

아쉬운점:

무기력한 존재에 대한 언급

매력적인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재규어 XE S

재규어 XE가 국내 시장에 데뷔한 이후 사실 ‘일반적인’ XE만을 경험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승은 무척이나 기대가 컸고, 놀랍게도 재규어 XE S는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는 매력을 뽐냈다.

퍼포먼스의 구현을 위해 긴장한 듯, 또 단단한 듯한 셋업을 갖췄지만 일상에서는 품격을 누릴 수 있고, 그리고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으면서도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인상적인 ‘주행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재규어 XE S’는 재발견이 필요한 존재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 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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