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오! 베트남] “베트남은 우리와 경제 공동체”… 韓 기업, 코로나19 정면 돌파

입력
2020.03.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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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민사회 코로나19 분투기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도 한국 기업인에게는 예외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달 초 하노이발 한국 도착 시간을 알리는 인천국제공항 내 전광판. 인천공항=뉴스1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도 한국 기업인에게는 예외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달 초 하노이발 한국 도착 시간을 알리는 인천국제공항 내 전광판. 인천공항=뉴스1

베트남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들은 “베트남은 단순한 외국이 아닌 우리의 확장된 경제영토”라는 말을 자주 한다. 베트남을 일회성 사업장으로 취급하지 않고 한국과 상호보완적 교역 구조로 묶인 또 다른 ‘경제 공동체’로 여긴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최악의 감염병 위기에도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신념을 실천했다. 지난달 말 한국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입국 제한 조치가 시행됐지만 이틀은 베트남을 떠나지 않고 현지 정부와 대화를 이어가며 사업 의지를 꺾지 않았다.

공세적인 소통 행보는 결실을 맺고 있다. 베트남 현지 교섭의 최전선에 섰던 삼성전자는 13,28일 소속 엔지니어 350여명의 조건부 입국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구미공장 등의 국내 물량을 베트남에 배정해 글로벌 공급망의 신규 활로를 뚫은 것. 삼성전자 현지 법인 관계자는 “본사 인력 300여명이 추가로 베트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현지 공장 가동은 전혀 문제가 없으며 철저한 방역 관리로 스마트폰 수출 기지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 기지로 삼은 효성그룹도 2018년부터 진행 중인 남부 바리아붕따우성 폴리프로필렌(PP) 공장 건설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한다. 효성은 앞서 완공한 동나이성 공장에 이어 중부 꽝남성에도 생산기지를 새로 만드는 등 적극적인 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효성 현지 법인 측은 “건설 중인 공장이 완공될 경우 매출 32억달러를 달성하게 되는데,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하는 규모”라며 “향후 베트남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에 착수한 대우건설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지난달 한국 본사 직원들과 현지 실사를 함께 하기로 한 투자자 방문은 연기됐으나, 베트남 정부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사업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중국산 자재 수급 등 일부 위험요소가 있지만 충분히 조율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 입국금지 방침에도 한국 기업인에 대한 예외 입국 논의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만큼은 안고 간다’는 분위기가 확고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ㆍKOTRA)에 따르면 베트남 각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전년 기준 8,000여개에 달한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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