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보수” 늘고 동성애 배격 심해지고

입력
2020.02.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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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연구원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 발표

서울 세종로사거리 인근에서 지난 1일 보수단체 집화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태극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세종로사거리 인근에서 지난 1일 보수단체 집화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태극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년보다 늘었다. 동성애자나 탈북자 등 소수자들에 대한 배타심은 더욱 강해졌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를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9∼10월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다.

자료에서 이념 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4.7%로, 2018년 21.2%보다 3.5%p 올랐다. 반대로 진보적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올해 28.0%로 전년 31.4%보다 3.4%p 떨어졌다.

2017년엔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30.6%로, 보수적이라고 답한 21.0%보다 높았다. 불과 2년 전에 진보 성향이 두드러진 것과 달리 다시 보수 성향이 세를 넓히는 분위기다.

이념 성향의 흐름이 급하게 바뀌다 보니 보수ㆍ진보 갈등이 가장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떠올랐다.

사회 갈등 정도를 1~4점으로 분류한 결과 보수ㆍ진보 갈등은 3.3점으로 가장 심각한 사회 갈등으로 꼽혔다. 빈곤 갈등(3.0점)보다 높은 수치다.

소수자에 대한 배격은 심해졌다.

동성애자를 친구 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57.1%로, 2018년 49.0%보다 8.1%p가 상승했다. 탈북 주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답한 비율은 25.5%로, 전년 12.6%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2.9점으로, 2018년 3.0점보다 0.1점 낮아졌다. 국가 기관별 신뢰도 조사에선 국회의 신뢰도(1.9점)가 가장 낮게 조사됐다.

검찰과 경찰도 신뢰도가 모두 떨어졌다. 검찰은 지난해 2.2점에서 올해 2.1점으로, 경찰은 2.3점에서 2.2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조정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은 것이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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