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ㆍ로타ㆍ노로 바이러스… 영유아 ‘겨울철 불청객’ 주의보

입력
2020.02.17 18:00
수정
2020.02.17 18: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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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철저히 해야

겨울철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타 바이러스 백신을 맞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겨울철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타 바이러스 백신을 맞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경기 평택시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신생아 9명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집단 감염되면서 ‘겨울철 불청객’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에 유행해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RSVㆍ로타 바이러스ㆍ노로 바이러스 등이다. RSV는 겨울에 주로 나타나 4~5개월간 지속된다. 노로 바이러스는 어느 계절이나 유행하지만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하기에 겨울철 장염의 주원인이 된다.

최근 문제된 RSV는 지난 2018년 질병관리본부에 의해 신생아가 주의해야 할 감염병으로 지정된 바이러스다. 질병관리본부의 2019년 10월 RSV 감염자 통계에 따르면 1~6세 환자는 60.9%, 1세 미만은 33.9%였다. 전체 신고 건수의 95% 정도가 6세 이하 영ㆍ유아다. RSV 감염은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주로 많이 발생한다.

김지홍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SV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 생후 두 살까지 거의 모든 아이가 한 번 이상 걸린다”며 “감염되면 대부분 코감기와 인두염 증상을 보인다”고 했다.

RSV는 2~8일 정도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2~3일간 발열 기침 콧물 목아픔 가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분비물이 늘어나 가장 작은 가지인 세(細)기관지에 RSV가 침투하면 급성 세기관지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면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와 함께 가쁜 숨을 내쉬고 저산소증ㆍ호흡 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이 중요한데 특히 영ㆍ유아는 폐렴 등 하기도(下氣道) 합병증을 일으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기도 한다.

양무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RSV는 어린이집ㆍ유치원에서 집단 감염 위험이 높지만 대부분의 다른 바이러스 감염질환과 마찬가지로 RSV도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고 했다.

로타 바이러스는 ‘가성 콜레라’로 불릴 정도로 심한 구토와 설사를 일으켜 탈수가 심하고 전염성도 강하다. 주로 고열ㆍ구토로 시작해 2~3일 뒤에는 심한 설사를 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전 세계 어린이의 95%가 5세가 되기까지 적어도 한 번 이상 걸릴 정도로 흔하다. 겨울부터 초봄에 걸쳐 유행한다.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과 같이 영ㆍ유아가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 집단 발병이 많다.

로타 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 간 접촉을 통해 대변-구강 경로로 전파되지만, 생존력이 매우 강해 오염된 음식이나 물, 장난감이나 가구 같은 물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일단 걸리면 수액 보충을 통해 탈수를 막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로타 바이러스는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고 감염되더라도 쉽게 회복될 수 있다. 생후 2개월 이후 아이에게 접종을 권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노로 바이러스는 구토ㆍ설사ㆍ복통 등을 호소하며 대부분 식욕부진으로 탈수가 생긴다. 감염성 장염은 대개 해열과 수분 공급 등 대증요법으로 증상을 조절하면 자연히 회복된다. 하지만 영ㆍ유아는 탈수를 주의해야 하므로 장염 증상과 함께 몸이 처지거나 소변이 줄고 잠만 잔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경구용이나 주사제 등으로 수액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들 겨울철 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자녀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장염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되므로 배변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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