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감염 경로 모르는 지역 전파 확산… 한국 “오염지역 추가 검토”

입력
2020.02.14 16:34

사망자 사위인 택시운전사 확진, 운전사 주변 2명 추가 감염

의사 확진에 ‘병원 내 감염’ 우려

14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승객 중 80대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부 하선이 시작된 가운데 이들을 실은 버스가 항구를 떠나고 있다. 요코하마=EPA 연합뉴스

일본에서 13일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첫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들은 최근 중국 방문 이력 등이 없어 ‘감염 경로’조차 확인되지 않아 일본 정부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국내 감염을 전제로 한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 체계를 조속히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첫 사망자는 가나가와(神奈川)현에 거주하는 80대 일본인 여성이다. 지난달 22일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났던 이 여성은 12일 정밀검사를 실시, 사망 이후 감염이 확인됐다. 같은 날 도쿄도(東京都) 거주 70대 남성 택시운전사와 와카야마(和歌山)현의 50대 남성 외과의사, 지바(千葉)현 거주 20대 남성 회사원이 감염이 확인됐다.

택시운전사는 사망 여성의 사위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달 2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난 후 택시 운전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소형 유람선에서 열린 택시노조지부 신년회에 참석했고, 조합 사무종사자와 유람선 종업원 2명도 새롭게 감염된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이에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택시 업계는 물론 택시를 이용하는 일반인 사이에선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외과의사는 지난달 31일 발열 증상이 나타난 후 지난 5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외과의사가 근무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70대 남성의 감염이 확인됐다. 그러나 와카야마현 측은 이 남성과 외과의사와의 접촉이 없었다며 “병원 내 감염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기항했던 오키나와(沖繩)에서도 승객들과 접촉 가능성이 있는 60대 여성 택시 운전사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처럼 국내 감염의 확산 우려에도 일본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망ㆍ확진자의 감염 경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오지 않았다”,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국내에 유행하고 있다고 판단할 만한 충분한 역학 정보가 아직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신도 나호코(進藤奈邦子) 세계보건기구(WHO) 선임고문은 이날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린 일본환경감염학회 세미나에서 “중국 외에 감염 경로를 추적할 수 없는 환자는 일본에서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철저한 감염 경로 조사를 촉구했다.

전날까지 218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에선 이날 80대 이상 승객 중 지병이 있거나 창이 없는 객실에서 생활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선이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이들을 사이타마(埼玉)현 내 숙박 시설로 이송했다. 이날까지 일본 국내 확진자 수는 크루즈선 감염자 218명을 포함해 총 259명(사망 1명 포함)이다.

일본의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해 일본을 통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망한 80대 일본인 사례는 중대한 상황”이라며 “일본은 지역사회 내 감염 위험도 평가가 필요하며 일본과 싱가포르의 경우 우리가 아직 오염지역 지정을 결정한 건 아니지만 계속 검토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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