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카톡방담] “보수 통합 최대 수혜자는 황교안… 당권 유지하고 공천 영향력”

입력
2020.02.15 11:00

 민주당은 “보수 결집일 뿐” 촉각 속 “뚜렷한 총선 구도” 반기는 분위기도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지난 9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비롯한 보수통합 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래통합당(가칭)이라는 당명까지 정했다. 유 위원장의 결심 배경과 보수통합의 남은 과제, 미래통합당이 4월 총선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본보 국회팀 기자들이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한국당에 신설합당을 제안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통관에 소통령(소통관)=유 위원장이 당내 의원들의 요구에 백기를 들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유 위원장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독자노선으로 가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 소속 의원 8명 중 유 위원장을 뺀 나머지 의원들이 통합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또 이들은 통합 논의를 총괄했던 유 위원장의 소통 방식도 문제 삼았다고 하네요. 코너에 몰린 유 위원장이 더는 의원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어 신설합당을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돌아봐= 유승민 위원장이 21대 총선 불출마도 전격 선언했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꺼진불도다시보자(꺼진불도)=황교안 대표와 담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당과 합당을 언급했으니 ‘내려놓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간 새보수당, 특히 유 위원장이 통합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면서 ‘과도한 지분 요구’ 때문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으니까요. 유 위원장으로선 불출마 선언을 해서라도 진정성을 보여줘야 했던 것이죠.

소통관=유 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이 혁신했는지, 황교안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할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는 개혁보수를 대표할 수 없다는 점을 돌려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보수진영이 이번 총선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유 위원장의 가치는 다시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미래통합당에 합류하게 되면 당내 요구에 수도권 험지로 나갈 수도 있었는데, 불출마로 그런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의 행보를 노려 볼 수 있게 된 거죠.

[저작권한국일보]보수통합-박구원기자/2020-02-14(한국일보)

돌아봐= 당명까지 정했는데 막판 지도부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통합의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위원장의 담판이 필요해 보이는데 정작 양자회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꺼진불도=보수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3개월여 동안 둘 사이에 쌓인 앙금이 컸어요. 통화 내용이나 접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공개되면서 오해와 불신이 생긴 거죠. 양측의 말을 종합하면, 두 사람이 만난다 해도 극적으로 합의하거나 결론 내릴 내용은 없다고 해요. 유 위원장이 “공천도, 지분 요구도 없다”고 선언한 이상, 만나서 무언가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되면 불출마를 선언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다만 두 사람이 만나 통합 의지를 확인하고, 악수하며 사진을 찍으면 통합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만남이 지체되면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겠죠.

돌아봐=보수 통합의 최대 관건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어떻게 정리가 되는 건가요.

영등포 청정수(청정수)=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입장에는 통합신당 내 이견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줄곧 "탄핵의 강을 넘자"고 강조해왔던 유승민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새보수당 경북도당 창당대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사면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사면론을 꺼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탄핵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불씨죠. 통합신당의 한 축인 이언주 미래를향한전진4.0 대표가 특히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승민 위원장의 보수재건 원칙을 비판해왔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돌아봐= 보수통합의 최대 수혜자는 누가 될까요.

소통관=황교안 대표일 듯 합니다. 일단 황 대표는 미래통합당에서도 당권을 유지하게 됐고, 공천권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당에서 갖고 있던 대표의 영향력을 그대로 갖고 갈 수 있게 된 것이죠. 미래통합당 창당을 이끈 친이계와 전진당의 이언주 의원이 황 대표의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황 대표는 자신을 견제했던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에 맞서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돌아봐=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 등 보수 진영의 다른 정당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청정수= 자유한국당 김무성ㆍ정진석ㆍ권성동ㆍ김성태 의원과 함께 새보수당의 유승민 위원장, 하태경 공동대표, 이혜훈 총선기획단장을 '탄핵 7적'(이외 포함)으로 불러온 극우 세력은 통합 열차에 함께 탈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우리공화당은 "종로는 우리공화당의 성지"라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출마한 종로에 후보까지 내겠다는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통합당 입장에서 이들은 한동안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통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미래통합당이 출범한 이후 극우 정당들과의 통합을 재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극우정당들을 버리고 갈 순 없지 않으냐'란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극우정당들과 갈라설 경우 총선 정당득표율에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깔려 있어 보입니다.

돌아봐= 보수통합이 이뤄지면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에 어떻게 작용할까요.

청정수=통합 논의가 무르익기 전에는 통합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대체로 통합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통합신당이 민주당과 불과 3~4% 차이로 따라붙는 것으로 나왔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돌아봐= 한국당은 통합이 되면 원내 1당도 가능하다고 자신합니다. 이를 바라보는 민주당 분위기는 어떤가요.

올해도 뚜벅이= 민주당이 보수 통합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 또 통합이 된다면 보수가 분열됐을 때보다 총선에서 민주당에 끼치는 영향이 커질 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오히려 보수 통합이 윤곽을 드러내, 총선 구도가 잡힌걸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한국당은 중도보수 통합이라고 말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사실 보수 결집일 뿐이거든요. 다만 민주당은 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출범에 더 민감한 분위기입니다. 민주당과 보수통합당의 싸움은 어차피 예상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의원 수가 급감할 수 밖에 없는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이 얼마나 득표를 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여의도딸바봉=허를 찔린 분위기도 없지 않습니다. “설마 진짜 통합할 줄은 몰랐다”는 것인데요. 민주당 내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친박계와 유승민 의원의 입장차가 워낙 큰 데다가, 새보수당 의원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정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죠. 어느 정도 민주당과 보수 통합당으로 구도가 정리되면서 선거 윤곽이 뚜렷해 진 점이 민주당 입장에서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수통합 바람이 총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물론 아직도 ‘말뿐인 통합’에 그치는 상황이라서, 통합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정치부 카톡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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