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오늘은 ‘세계 라디오의 날’이다(2.13)

입력
2020.02.13 04: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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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엔과 유네스코 지정 '세계 라디오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라디오와 다양성'이다. unesco.org
오늘은 유엔과 유네스코 지정 '세계 라디오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라디오와 다양성'이다. unesco.org

유네스코에 따르면 라디오는 2012년 현재 개발도상국 최소 75% 가구에 보급돼 있다. 저 비율을 2019년 기준 세계 인구(약 77억명)에 적용하면 약 58억명이 라디오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선진국이라고 라디오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근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시민의 약 92%가 AMᆞFM 라디오를 청취하며, 그 비율은 TV(87%) PC(54%) 스마트폰 사용자(81%)의 그것을 능가했다. 팝 그룹 버글스(The Buggles)가 ‘Video killed the radio star’ 싱글 앨범을 출시한 건 1979년이었고, 미국의 TV시대가 본격화한 것은 1950년대부터였다.

그렇듯 구식 미디어 중 하나인 라디오는, 애잔한 이미지와는 달리, 21세기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도 여전히 가장 대중적이고 영향력 있는 정보ㆍ교육ㆍ오락 플랫폼이라 할 만하다. 특히 TV나 인터넷 보급률이 낮은 지역ㆍ국가에서 라디오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아프리카 11개국을 대상으로 한 2012년 조사에서 2000~2006년 만 5년 동안 국가 단위의 라디오 시장은 360% 성장했고, 지역 공동체 단위의 소규모 시장은 1,380%가 커졌다. 지구에는 2010년 현재 약 4만4,000개의 라디오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다.

라디오는 변조 방식과 주파수 대역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이크를 통해 소리를 음성전류로 바꾼 뒤 변조 전파 형태로 송ᆞ수신해 소리를 재생하는 미디어다. 19세기 말 마르코니의 무선 전신과 에디슨의 축음기 발명을 거쳐 20세기 초 처음 등장한 라디오는 2차대전 이전까지 세계의 지리적 장벽을 허무는데 획기적으로 기여했다. 인류는 라디오를 통해 양차 대전의 전황과 꿈같던 종전 소식을 들었다. 오늘날도 라디오에 의존해 위급한 재난 사태나 분쟁 등의 소식을 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라디오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정보 격차 해소 등 삶과 문화의 풍요를 위해 고군분투해 온 미디어다.

2010년 9월 스페인 라디오 아카데미가 유네스코 실행위원회에 ‘세계 라디오의 날’ 제정을 제안했고, 이듬해 9월 유네스코가, 2012년 유엔 총회가 유엔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다. 2월 13일은 1946년 유엔 라디오가 개국한 날이다. 2019년 공식 주제는 ‘대화, 관용과 평화’였고, 올해의 주제는 ‘라디오와 다양성(diversity)’이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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