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스커버리의 DNA를 강화한 존재,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D180 SE’

입력
2020.02.09 10:08
새로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디비전을 새롭게 정의한다.
새로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디비전을 새롭게 정의한다.

랜드로버코리아가 2020년 첫 번째 차량으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로 낙점하고, 데뷔와 함께 미디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5년 만에 데뷔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부분 변경 모델인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등의 일반적인 부분 변경의 행보는 물론이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하고, 또 플랫폼 등을 손질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다.

새로운 모습, 대대적인 변화를 도입한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과연 어떤 가치와 어떤 매력을 제시할 수 있을까?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상당한 변화를 적용했지만 체격적인 부분에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4,597mm의 전장과 각각 1,904mm와 1,727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으며 휠베이스 역시 기2,741mm다. 전장이 다소 짧게 느껴지지만 전폭이나 전고 등에 있어서는 ‘중형 SUV’으로 분류하기 부족함이 없다. 다만 동급에서 가장 무거운 2,130kg의 공차중량은 조금 부담스러운 수치일 것이다.

디스커버리의 DNA를 강조하다

올 뉴 디스커버리, 즉 5세대 디스커버리가 등장하며 디자인이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5년 만에 등장한 ‘시기’도 있겠지만 랜드로버의 디비전 정립에 대한 의지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화제를 잠시 돌려 올 뉴 디스커버리의 디자인을 살펴본다면 지금까지의 디스커버리가 제시했던 오프로드의 이미지를 줄이고 조금 ‘올-라운더’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디펜더’의 부활이 이어지니 ‘랜드로버 디비전의 재정리’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올 뉴 디스커버리’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체격의 큰 변화는 없으나 차량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전면 디자인 곳곳에 올 뉴 디스커버리와 동일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디테일이 곳곳에 더해졌다. 디스커버리의 것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 그리고 바디킷 등을 통해 ‘디스커버리와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관계성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다만 보닛 라인 등도 디스커버리와 통일하게 ‘움푹’ 패어낸 느낌이라 차량의 너비가 다소 좁게 그려져 다소 껑충한 느낌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측면은 기존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가며 깔끔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고, 전체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제시한다. 여기에 새롭게 디자인된 알로이 휠을 더해 존재감을 한층 강조한다. 참고로 국내에 투입되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는 19인치 휠, 타이어가 적용된다.

후면 디자인은 일반적인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되는 수준의 디자인 변화를 담고 있다. 명료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머플러 팁을 바디킷 안쪽으로 가려 더욱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연출한 이미지를 제시한다. 여기에 디스커버리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디스커버리’ 레터링을 테일 게이트 중앙에 배치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을 자랑하는 공간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이전과 기본적인 공간 구성이나 이미지 등은 유사한 모습이다. 그러나 실내 공간의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살펴본다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또 발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평한 대시보드와 이어지는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이전보다 더욱 명료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제시할 뿐 아니라 정전식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센터페시아와 하나로 구성된 듯한 깔끔함을 제시한다. 스티어링 휠 역시 새로운 발전을 알리는 듯 신형의 것으로 적용되어 더욱 높은 조작감과 사용성을 제시한다.

다만 센터페시아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다소 ‘복잡하다’라는 점이다. 터레인 리스폰스 2의 조작을 공조 컨트롤 패널의 다이얼과 겸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 다이얼은 ‘온도’와 ‘바람세기’ 그리고 시트의 히팅 및 통풍 기능을 하나로 조작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그 사용법이 난해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번 시승에서는 공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깔끔하게 마련된, 그리고 SUV의 높은 전고를 활용하는 공간 덕분에 ‘체감 공간’은 비교적 넉넉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시트가 다소 단단한 느낌이라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모두가 다소 긴장하게 됐다. 또한 2열 시트의 엉덩이 시트가 상당히 짧아, 안정감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한편 랜드로버는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에 새로운 플랫폼과 서스펜션 시스템을 적용하며 공간의 패키징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를 통해 기존 디스커버리 스포츠 대비 넓은 897L의 적재 공간을 마련했으며, 2열 시트를 폴딩할 때에는 1,794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에서도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이다.

48V 시스템을 더한 인제니움 디젤 엔진

랜드로버의 새로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보닛 아래에는 랜드로버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는 180마력, 43.9kg.m의 토크를 내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48V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소규모 배터리를 더했으며 ZF에서 공급하는 9단 자동 변속기 및 AWD 시스템을 조합했다.

이러한 구성을 적용하기 위해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 적용한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용을 통해 약 6% 정도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전기 모터의 개입을 통한 주행의 부드러움도 개선되었다고 한다. 공식 제원 상의 공인 연비는 11.5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6km/L, 12.9km/L다.

오프로더 지향의 올-라운더 SUV를 마주하다

랜드로버코리아에서 마련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시승 코스는 지방도로와 고속도로 그리고 오프로드를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덕분에 새로운 디스커버리 스포츠로 마주하게 될 대다수의 주행 환경을 짧은 시간 동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여러 기대감, 그리고 호기심을 갖고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게 됐다.

시승 차량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D180 SE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젤 사양 중 최고 사양이었다. 랜드로버 특유의, 즉 살짝 높은 시트와 서 있는 드라이빙 포지션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와 함께 넓은 시야를 확인할 수 있어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다. 참고로 클리어 사이트 리어 뷰 미러는 명료함이 보다 개선되었으면 했다.

새로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첫 느낌은 정숙하고 부드럽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부분변경 모델들이 그렇듯 디스커버리 스포츠 역시 이전보다 더 조용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단순히 아이들링 상황뿐 아니라 주행 상황에서도 한층 부드럽고 정숙한 느낌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에도 2톤이 넘는 무게감이 아닌, 엔진과 엔진이 출력을 구현할 때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속도를 높일 때에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등을 훌륭히 억제한 모습이었다. 다만 RPM을 끌어 올릴 때에는 페달을 통해 엔진의 진동이 제법 크게 느껴져 아쉬움이 있었다.

다만 주행 자체의 시원스러운 맛은 부족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출력, 그리고 개입의 정도가 적극적이지 않은 차량의 셋업의 영향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동급의 SUV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2,130kg의 공차중량을 갖고 있는 만큼 주행 감성 자체가 ‘경쾌하다’라는 느낌은 전혀 없는 수준이었다.

ZF 9단 자동 변속기는 다른 브랜드에 적용된 여느 ZF 자동 변속기 보다는 조금 더 너그럽고 여유로운 편이다. SUV의 성향을 고려한 셋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혹은 ‘매력이 없다’라고 지적될 부분은 아니다. 다만 국내 판매 사양 중 최고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패들 시프트가 빠진 점은 내심 아쉬웠다.

주행 질감에 있어서는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의 소감이 완전히 달랐다. 온로드의 경우에는 차량이 ‘경직되어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지방도, 고속도로를 달릴 때 차체의 일체감이나 조향 반응, 무게감 등은 적당한 편이지만 노면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이 무뚝뚝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시트까지 단단한 편이니 ‘장거리 주행의 스트레스’가 꽤 크게 느껴질 것 같았다. 특히 1열의 경우에는 비교적 준수한 편이었으나 2열 시트의 경우에는 이러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특히 자잘한 진동이 어느 정도 전해지는 와중에 ‘정숙함’을 갖춰 조금 더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오프로드 주행을 할 때의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엔트리 모델’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내는 모습이었다. 진입각, 탈출각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만큼 크고 작은 언덕이나 내리막 구간, 범피 구간 등을 너무나 쉽게 주파하는 모습이며 견고한 차체의 매력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시승에서는 도강 한계 600mm를 체험할 수 있도록 550mm 깊이의 수로를 주파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을 통해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통 오프로더들의 도강 한계에 비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겠지만 또 반대로 '일상적인 SUV'에게는 기대 이상이기 때문에 분명한 강점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오프로드 코스 곳곳에 자갈 밭과 모레 구간, 그리고 진흙 구간을 곳곳에 배치해 ‘터레인 리스폰스 2’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던 점도 만족스러웠고, 국내 대다수의 운전자가 마주하게 될 ‘오프로드’에서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너무나 능숙하다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좋은점:

더욱 강화된 디스커버리 디비전의 정체성, 우수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

아쉬운점:

2톤이 넘는 무게감, 그리고 온로드에서의 아쉬운 승차감

랜드로버 디비전의 정의를 명확히 하다

랜드로버의 새로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랜드로버의 디비전’을 명확히 구분하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고급스러운 SUV를 추구하는 레인지로버 디비전과 앞으로 오프로더의 아이코닉으로 데뷔할 디펜더 사이에서 ‘올-라운더’의 균형감을 제시하는 디스커버리 디비전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선택은 무척이나 합리적이고, 앞서 등장한 디스커버리에 이은 지속성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이러한 변화에서 아주 약간만 온로드를 조금 더 챙겼으면 더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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