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암 극복 ‘We can, I Can’ (2.4)

입력
2020.02.04 04: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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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계 암의 날이다. 인류가 암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의료 서비스의 격차를 줄여 나가자고, "할 수 있다"고 다짐하는 날이다. worldcancerday.org
오늘은 세계 암의 날이다. 인류가 암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의료 서비스의 격차를 줄여 나가자고, "할 수 있다"고 다짐하는 날이다. worldcancerday.org

2017년 전 세계 암 사망자는 약 956만명으로, 심혈관계 질환 사망자(1,779만 명) 다음으로 많았고, 70대 이상은 46%가 암으로 숨졌다. 미국 워싱턴대에 본부를 둔 국제 독립 보건 연구기관인 보건조사평가연구소(IHME)가 집계한 숫자다.

암 조기 진단 등 의료 기술과 의약품 발전으로 암 생존율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숫자로만 보면 암 사망ㆍ발병률은 오히려 늘어났다. 인구가 늘고, 수명이 늘고, 검진 빈도와 진단 기술이 좋아진 덕(탓)이다. 지금 추세라면 2030년 암 사망자는 연간 약 1,300만명에 이를 것이란 게 국제암연맹(UICC)의 추정이다. 한국의 경우 통계청 집계 2018년 암 사망자는 7만9,153명이지만 1983년에는 2만8,787명이었다.

새 밀레니엄 시대의 개막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엇갈리던 1999년 2월, 유럽과 미국 임상종양학회 회원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암치료국제학회(IACAT)를 열었다. 그 행사에서 회원들은 암 연구 및 임상진료 수준의 지속적인 진전과 암에 대한 대중의 이해 증진, 암환자 권리 및 말기 환자의 존엄성 제고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며, 주요 과제를 요약한 10개 항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학회의 지원 요청에 따라 이듬해 2월 4일 프랑스 정부와 유네스코 대표단은 엘리제궁에 모여 ‘항암 파리헌장(Charter of Paris Against Cancer)’을 채택했다. 조항의 마지막 항이 2월 4일을 ‘세계 암의 날(World Cancer Day)’로 정해 캠페인 등 행사를 펼치자는 거였다.

이제 암 가운데 약 40%는 예방도 가능해졌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 감염성 병원체에 의해 발병하는 자궁경부암이 대표적인 예다. 간암과 위암도 예방치료를 통해 발병 가능성을 일부 차단할 수 있다. 저 세 종류의 암 발병률은 선진국의 경우 전체 발병 암의 약 6%이지만, 개발도상국은 20%에 달한다. 암 사망자의 65% 이상은 개발도상국 시민이고, 선진국 내에서도 소득과 인종, 난민 등 신분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그 격차를 줄이는 것도 인류의 숙제다.

국제암연맹의 세계 암의 날 캠페인 공식 슬로건은 ‘WE Can, I Can(또는 I Am, I Will)’이다. Can의 목적어는 금연, 절주, 자외선 차단,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암 유발 감염증 예방 등이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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