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절도범 제보자, 포상금 기부

입력
2020.01.13 16:25
경찰이 도난 당했다 되찾은 ‘얼굴 없는 천사’ 성금을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전달하고 있다.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시민이 경찰에서 받은 포상금을 전액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제보자는 지난 2일 노송동주민센터를 찾아 포상금을 기부했다. 당시 제보자는 “지역 주민을 위해 사용했으면 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40분쯤 얼굴 없는 천사 성금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들에게 용의차량 번호가 적힌 메모를 건넸다. 이 시민은 물 묻은 휴지로 번호판을 가린 낯선 차량이 주민센터 앞에 며칠째 세워져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이를 기록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차량을 추적해 대전과 충남지역으로 도주한 용의자들을 범행 4시간만에 붙잡았다.

경찰은 용의차량 번호가 적힌 메모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제보시민에게 경찰청장 표창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제보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제보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범인이 훔쳐간 성금은 무사히 찾았고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100장을 묶은 다발 12개와 동전이 든 돼지저금통, ‘소년소녀가장 힘내세요’ 문구가 적힌 A4용지가 담겨 있었다. 확인 결과 성금은 6,016만3,510원이 들어있었다. 노송동주민센터는 천사의 성금과 제보자의 포상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성금은 관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수천만원∼1억원 상당의 성금과 소외계층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놓고 갔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은 단 한 차례도 공개하지 않았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은 총 21회 6억6,850만4,170원에 달한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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