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캠핑 마니아의 눈으로 바라본 아이코닉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

입력
2019.12.30 11:17

흔히 캐딜락이라고 한다면 모두 ‘깔끔히 포장된 도로 위’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실제 캐딜락 스스로도 온로드 위에서, 혹은 트랙 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때가 상당히 많은 모습이다. 하지만 ‘도로 밖’의 캐딜락은 생각보다 매력적이고 충분히 자신의 존재를 ‘납득’시키는 모습이다.

그렇게 얌전하고, 포장된 도로 위가 어울리던 캐딜락 XT5 조차도 포장된 도로가 아닌 오프로드를 거쳐 숲 속의 활동이 꽤나 어울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캐딜락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이자 아이코닉한 존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어떨까?

스포츠 드라이빙과 모터사이클 라이딩, 그리고 캠핑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조의렴(남오토코 이수 대표)와 함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을 경험하기로 했다.

한탄강오토캠핑장, 그리고 그 주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과 함께 찾은 곳은 바로 한탄강 오토캠핑장이다. 대중에게는 그리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은 아니지만 캠핑을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널리 알려진 곳이다.

사립 캠핑장이 아니라 비용 부담도 덜하고, 주변 시설이나 최근에 새롭게 추가된 세계캠핑체험존은 물론이고 주변의 전곡리 유적이나 선사박물관 및 다양한 운동 및 레저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다. 참고로 이번에는 ‘자동차아영장(강변)’에 자리를 잡았으며 비용은 1일에 1만 8,000원이다.

한탄강오토캠핑장과 캠핑장을 감싸는 한탄강, 그리고 그 주변은 꽤나 매력적인 공간이다. 실제 조의렴 또한 평소 다른 지인들과 인근에서 백패킹을 즐기고 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을 즐기던 공간이라고 말했다.

평소 익숙했지만 ‘즐기는 방식’이 달랐던 이 곳에서 자동차 마니아, 모터사이클 마니아는 물론 캠핑을 즐기는 캠핑 마니아로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이하 에스컬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충분한 공간

이번 캠핑에 있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점이 있다면 바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에스컬레이드는 딱 보는 순간 ‘거대하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우는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 특히 크고 작은 캠핑 짐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다만 막상 트렁크 게이트를 열어 보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거대한 V8 엔진과 길쭉한 보닛, 그리고 프레임 구조 등의 여러 요인의 영향이 있겠지만 3열 시트를 접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중형 세단과 비슷한, 단 430L 밖에 사용하지 못해 이래저래 난감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정에서 3열 시트는 시작부터 접어 버렸다.

그 후에 1,461L의 공간의 활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에스컬레이드 자체가 직선 중심의 외형을 갖고 있어 실내 공간의 실용성이 높고, 높은 높이의 짐도 손쉽게 적재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덕분에 4인 가족의 2~3일 정도의 캠핑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타프의 효과가 돋보이는 에스컬레이드

일기예보에 비가 조금 내린다고 했다. 그리고 날이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강변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그리 불지 않았다. 이에 텐트는 따로 치지 않고 타프를 사용하기로 했다. 휴식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넉넉한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여기서 에스컬레이드의 높은 전고가 돋보였다. 여느 성인 남성의 키보다 큰 높이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타프를 고정해도 괜찮을 포인트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빠르게 타프를 설치할 수 있었고, 이후 정리 상황에서도 정말 능숙하고 빠르게 정리를 할 수 있었다.

차박의 여유를 가진 에스컬레이드

타프를 설치하고 난 후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에스컬레이드의 내부’를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타프 아래에 모든 짐을 옮기고 2열 시트까지 모두 폴딩을 했다. 짐 박스 등을 정리해서 독립된 2열 시트 사이를 채우고, 그 뒤에 매트를 깔았다. 참고로 차박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분이라면 독립형 시트 사이를 채우는 메모리 폼이나 별도의 도구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았다.

한탄강 오토캠핑장 각 사이트마다 마련되어 있는 배전기에 콘센트를 꽂고 멀티탭을 에스컬레이드 트렁크 공간에 두었고, 블루투스 스피커와 적당한 LED 조명을 함께 두었다. 이 부분은 정말 한탄강오토캠핑장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쿠션과 무릎 담요를 챙기니 꽤나 매력적인 ‘차박’이 가능할 것 같았다. 게다가 에스컬레이드 플래티넘의 경우에는 보스사운드 시스템의 존재와 함께 2열 공간을 위한 디스플레이 패널도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여유로 가득한 식사

타프를 설치하고, 에스컬레이드의 공간을 마련한 후, 밖에 꺼내 두었던 모든 짐을 풀고, 필요한 것들을 설치했다. 의자와 테이블, 텐트를 따로 설치 하지 않으니 되려 여유롭고, 꽤나 손쉽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나 ‘식사’를 즐길 때가 되었다. 한탄강 오토캠핑장 지척에는 대형 할인마트는 없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전곡읍내가 있다. 따라서 캠핑장에 오기 전에 미리 장을 보고 온다면 조금 더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삼겹살과 목살, 그리고 항정살을 준비한 이번 식사는 말 그대로 ‘고기 파티’라 할 수 있었다.

각자의 스타일대로 고기를 굽고, 그 고기를 쌈장과 쌈무, 그리고 묵은지 등과 함께 먹었다. 이날 캠핑장을 함께 간 총 인원이 세 명이었는데, 고기를 살 때에는 세 명이 먹기에 고기가 조금 많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고기 기름에 남은 김치를 볶고, 물을 넣어 라면을 끓여 먹을 만큼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돌아올 때 매력적인 존재

개인적으로 캠핑을 다닐 때 ‘자동차로 다니는 캠핑’을 그리 재미있어 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만큼, 흔히 말하는 ‘캠핑을 고려한’ 자동차들은 오가는 길이 꽤나 심심하다. 그 심심함이 정말 싫어 자동차로 캠핑할 때에는 여느 사람들처럼 SUV가 아닌, 스포츠 쿠페로 즐기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에스컬레이드는 조금 달랐다.

물론 에스컬레이드라는 존재감에 취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전에 에스컬레이드를 따로 시승해보았을 때에도, 그리고 이번 캠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에스컬레이드가 갖고 있는 매력, 그리고 주행의 즐거움이 상당히 크게 느껴졌다.

실제 에스컬레이드의 시트에 몸을 맡겼을 때에 이러한 특성이 곧바로 드러난다. 직접적인 비교는 아니지만 랜드로버, 특히 디스커버리 4로 캠핑을 다녀올 때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디스커버리 4가 ‘목적’에 집중한 SUV라고 한다면 에스컬레이드는 ‘주행까지 고려한 SUV’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존재감에는 역시 길고 두터운 보닛 아래 자리한 V8 엔진이 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보닛 아래 자리한 V8 6.2L LT1 엔진은 정말 매력적이다.

426마력과 62.2.kg.m의 토크는 도로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단순히 절대적인 가속력은 물론이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실내 공간으로 전해지는 V8 엔진의 존재감과 ㅈ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사운드는 무척이나 치명적이다.

덕분에 정속 주행 상황에서도 괜스레 기어를 낮추거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며 ‘V8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려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여기에 10단 자동 변속기도 무척이나 부드럽고 매끄러운 변속감을 제시하니 그 만족감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도 만족감이 좋다. 차량의 체격이나 무게 등을 고려한다면 사실 주행에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느 캐딜락들이 그렇듯 도로 위에서 에스컬레이드는 더욱 경쾌하고 기민한 반응을 보이며 ‘캐딜락의 드라이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거대한 체격과 2.6톤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조향에 대한 반응이나 반응 이후 차량이 움직이는 모습이 상당히 민첩했다. 물론 속도를 높이고, 빠른 조향을 연이어 할 경우에는 짐들이 제법 들썩이는 편이지만 ‘달리는 이의 마음’에는 거침이 없다. 특히 MRC 덕분에 노면에 대한 적응력이 더욱 뛰어날 뿐 아니라 스포츠 드라이빙까지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많은 짐을 싣고 달리는 게 겁나지 않는 점도 중요한 어필 포인트였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는 리어 뷰 카메라 미러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기존의 룸미러에 비해 더욱 넓고 쾌적한 시야를 확보했다. 실제 2열과 3열, 트렁크 등에 사람이나 적재물이 많을 때에도 차량 외부의 카메라로 후방을 비추는 기능 덕분에 룸미러가 가진 한계가 있는 시야를 극복하니 그 만족감이 정말 대단했다.

캠핑의 즐거움을 더하는 존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이토록 ‘포장된 도로’ 밖이 어울리는 존재인지 몰랐다. 거대한 체격과 강력한 휠 타이어 스펙, 그리고 휠하우스의 여유까지 고려한다면 조금 더 과감하고 대담한 험지에서의 여정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위가 아닌, 또 다른 곳에서 마주한 캐딜락은 ‘여정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매력적인 파트너임에 분명했다.

사진 및 정리: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조의렴(남오토코 이수), 한탄강 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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