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쓰는 약 이야기] 탈모치료제 얼마나 알고 쓰세요?

입력
2019.11.04 06: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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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심사부장

/그림 1게티이미지뱅크

탈모는 모든 이의 고민거리다. 가장 흔한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으로 피부 내부에서 털을 둘러싸고 있는 표피 주머니인 모낭을 쪼그라뜨려 머리카락이 짧고 가늘어진다.

원형탈모는 면역이 과도하게 활성돼 자신의 모낭을 공격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갑상선기능장애·결핵 등 질환이나 항암화학요법제와 방사선치료로도 머리가 빠질 수 있다. 머리를 세게 묶는 습관이나 잦은 염색, 파마, 헤어드라이어의 강한 열과 바람 등 기계·화학적 자극도 탈모가 되고 가속화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

탈모 치료제로는 발모제와 양모제가 있다. 발모제는 머리카락이 나게 하는 의약품으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그렇지 않은 일반의약품이 있다. 양모제는 두피와 머리카락에 영양을 공급해 머리카락을 굵고 건강하게 하고 빠지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대부분 기능성화장품으로 분류된다.

가장 흔한 남성형 탈모치료제로는 남성호르몬에 관여하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레리드가 판매되는 데 모두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두 약물 모두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고 계속 먹어야 효과가 유지된다. 복용 중단 후 12개월 내에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 반드시 남성만 사용해야 하고 여성이나 어린이는 이 약을 접촉하거나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임신 여성은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 약의 부서진 조각이나 가루도 피부로 흡수될 수 있으므로 여성이나 어린이는 만지지도 말아야 한다.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주성분의 함량이 1㎎은 탈모치료제로, 5㎎은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5㎎ 제품을 쪼개어 탈모제로 먹기도 하는데 절대 금물이다. 약을 쪼갤 때 생긴 가루나 조각이 여성이나 어린이에게 노출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 탈모치료제로는 성인 남성과 여성이 모두 쓸 수 있는 미녹시딜 외용액이 있다. 미녹시딜 외용액은 5%, 3%, 2% 제제가 있는데, 5%는 남성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5% 제제를 여성이 사용하면 머리 외에 얼굴·팔 등에 털이 자라는 다모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미녹시딜도 투여를 중지하면 모발 성장 효과가 없어지고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

인터넷 등에서 발모 효능이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약물이 팔리기에 발모제 선택 시 반드시 의사와 약사 등과 상담해야 한다. 탈모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 기본 탈모 예방법은 충분한 휴식·수면·균형 잡힌 영양섭취다. 무엇보다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그림 2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심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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