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에식스 산업단지서 시신 39구 실린 컨테이너 발견

입력
2019.10.23 21:04
수정
2020.01.22 19:3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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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시신 39구가 담긴 화물 컨테이너가 발견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숨진 이들이 불법으로 영국에 오려던 이민자일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은 20대 운전자를 살인 혐의로 체포, 조사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시신이 실린 컨테이너를 발견했다는 구급차 요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컨테이너 안에는 10대로 추정되는 한 명과 성인 38명의 시신이 있었고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자들의 신원도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해당 트럭은 불가리아에서 출발해 토요일인 지난 19일 웨일스의 홀리헤드를 거쳐 영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컨테이너 주변을 포함한 산업단지 출입을 통제한 채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 운전자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식스 경찰의 앤드루 마리너 총경은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은 비극적 사건”이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불법 이민자들이 밀입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참극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00년에도 중국인 이민자 58명이 화물 트럭을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다 숨진 채 발견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네덜란드 운전사는 트럭 환기구를 막아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이 인정돼 14년형을 선고 받았다. 더타임스는 “만일 희생자들이 밀입국자로 밝혀진다면 2000년 사건 이후 영국에서 벌어진 가장 큰 이민자들의 희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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