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균형] 새소리가 줄었어요

입력
2019.10.01 18:00
조류의 생태계 역할 중 중요한 것은 종자산포다. 이를 통해 발 없는 식물이 멀리 이동할 수 있고, 숲은 풍요로워진다.

9월 북미지역에서 지난 50년간 새들이 4분의 1 이상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코넬대학교 조류학연구소와 스미소니언 철새센터 등 6개 기관이 공동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30억마리가 1970년 이래 사라졌습니다. 애초 멸종위기종 위주로 새들이 감소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실질적으로 우리 주변에 서식하는 보통의 흔한 새들이 모두 감소일로에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특히 들에 서식하는 조류는 지난 50년간 개체수가 53%, 7억2,000만마리가 감소했답니다. 북미 전역의 143개 NEXRAD 기상 레이더 관측소에서 10년에 걸쳐 봄철 이동을 측정한 결과로는 10년간 이동무리 크기가 무려 14% 감소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줄어든 30억 마리는 바로 참새나 솔새류, 제비류 등 우리 주변의 흔해 빠진 새들이었던 겁니다. 단순히 새 몇 퍼센트 줄었다고 그냥 넘길 만한 일은 아닙니다. 왜냐면 생태계 내 이들 역할이 엄연하기 때문이죠.

과거 중국이 참새를 곡식을 먹는 해로운 새로 간주하고 소탕작전을 통해 참새류를 2억마리 넘게 학살한 사건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결국 식량증산이 아니라 오히려 대기근으로 연결되어 약 1,500만에서 4,500만명이 아사하게 됩니다. 소형조류는 곡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메뚜기와 같은 해충도 적극적으로 먹어 치운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었죠. 문제 해결을 위해 소련에서 다시 20만마리의 참새를 데려오는 해프닝을 벌입니다. 이 밖에도 식물 종자를 널리 퍼뜨리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뉴질랜드 연구에 따르면 산림 내 70% 식물 종자를 조류가 이동시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새를 통해 식물들도 이동하고 생태계는 살아서 꿈틀거리게 되는 것이죠. 이 밖에도 조류는 식물을 수분시키고, 생태계를 청소하며, 서식지를 안정화시키는 등 그 역할의 크기를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방음벽 2곳을 조사하여 나온 조류 사체의 일부. 인공구조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800만 마리가 사라지고 있다.

저자들은 그 원인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료는 서식지 소실과 파괴, 들고양이, 유리 등의 인공구조물과 농약살포로 인한 먹이자원의 고갈 등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이미 2014년 네덜란드에서는 특정 살충제 사용량과 경작지 서식조류의 감소가 연관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어떤 조류종은 매년 3.5% 감소세가 지속되었습니다. 물론 이 시기는 이 살충제 도입시기와 일치했죠. 당시에 개발회사에서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였지만 결국 이 결과가 다시 반복됩니다. 꿀벌에 미친 영향도 컸습니다. 유럽연합의 전 세계 벌꿀조사에서는 지구상 꿀벌의 4분의 3에서 해당 살충제 성분이 발견되었죠. 올해 사이언스지에 실린 캐나다 서스캐처원 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농약에 미약하게 노출된 새들이라도 체중이 줄고, 더 많이 먹어야 하기에 이동이 늦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결과는 생존율과 번식률 감소로 연결되죠.

지구는 불타고, 빙하는 녹아내리고, 새들에 대한 인공구조물 영향은 갈수록 커지며, 감염성 질병은 날뛰고, 더 많은 농약이 뿌려지고, 바다에는 플라스틱이 판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생태계 내 한 종에 불과했던 인간종은 지구를 뒤흔들지만 환경도미노를 잊고 있습니다. 대체 우리는 어디에서 환경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복지부 부장

한국일보 뉴스 네이버 채널 구독하기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