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장려금 활용 111명 채용하는 사이 84명 퇴직한 벤처기업

입력
2019.09.26 04:40

 구윤철 기재부 2차관 격려 방문한 채용 우수 기업… 입사자 못지 않게 퇴사자 많아 ‘씁쓸’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25일 고용창출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청년 채용기업인 서울 구로구 인라이플을 방문해 근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차관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예산 항목인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집행을 홍보하기 위해 25일 청년 채용을 대폭 늘린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을 찾았다. 이 업체는 소규모 벤처에서 출발한 성공 스토리와 정부의 청년고용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였지만, 정작 올해 111명이 입사하는 동안, 84명이나 퇴사한 것으로 드러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서울 구로구 소재 정보기술(IT) 기업인 인라이플에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청년 채용이 늘어난 기업에서 경영진과 청년을 만나 정부의 지원정책을 논의한다는 취지였다.

인라이플이 현장방문 장소로 선정된 것은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정부의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활용해 청년 채용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소ㆍ중견기업이 만 34세 이하 청년 채용을 늘리면 3년간 1인당 최대 900만원씩(최대 90명) 회사에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인라이플은 2017년 말 154명이던 직원 수를 올해 8월 말 271명까지 늘렸다. 평균 고용 확대 인원을 감안한 장려금 대상자는 73명이다.

이런 이유로 인라이플에는 지난 5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구 차관의 방문도 고용부 추천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근무환경 우수 ‘스마트 중소기업’을 선정하면서 인라이플을 대표 사례로 꼽기도 했다. 구 차관은 이날 “청년추가고용장려금으로 2018년 이후 25만명의 추가채용이 이뤄졌다”며 “청년 내일채움공제는 청년 장기근속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이 회사가 채용을 대폭 늘린 데에는 퇴사자가 적지 않았던 영향도 컸다. 채용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크레딧잡이 국민연금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원 증감을 분석한 결과, 올해 8월까지 인라이플 입사자는 111명, 퇴사자는 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195명이 입사할 동안 118명이 짐을 쌌다. 취업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잡플래닛에 재직ㆍ퇴직자들이 올린 평균 평점도 2.1점(5점 만점)에 불과했다.

기재부는 이번 현장방문을 준비하면서 고용부가 추천한 기업 중 해외 진출에 나서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정했다. 인라이플은 인공지능(AI) 기반 광고 플랫폼 개발 기업인데다 2012명 5명으로 시작해 사세를 키우고 해외진출(대만)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책 과제인 청년 고용과 제2벤처붐 확산 정책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해 현장방문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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