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예상치 못한 스포츠 드라이빙 맛집,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

입력
2019.09.08 00:41
볼보 S60은 배려가 담긴 스포츠 세단이다.
볼보 S60은 배려가 담긴 스포츠 세단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가 3세대 S60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곧바로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바로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자신감이다. 역사적으로 강렬한 드라이빙을 뽐내고, 또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했던 볼보의 차량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래도 볼보라는 브랜드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자처하는 브랜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역동적인 볼보, 그리고 다이내믹 세단 혹은 스포츠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담아낸 볼보 S60은 어떤 가치와 매력, 그리고 역동성을 뽐내고 있을까?

볼보 S60은 지난 2세대에 비해 한층 커지고 대담한 프로포션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기존의 2세대 대비 체격 증가는 물론이고 동급의 경쟁자들이라 할 수 있는 BMW 3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등과 비교를 하더라도 확실히 큰 체격이다.

실제 볼보 S60의 전장은 4,760mm에 이르며 전폭과 전고 또한 각각 1,850mm와 1,430mm에 이른다. 덕분에 여느 스포츠 세단에 비해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2,872mm의 휠베이스이 더해졌고, 다만 공차중량은 경쟁 모델 대비 다소 무거운 1,700kg에 이른다.

대담하게 그려낸 볼보의 세단

볼보 S90가 처음 데뷔할 때에는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그리고 우아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번의 S60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역동적인 감성’ 또한 함께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특유의 아이언마크, 토르의 망치를 품은 헤드라이트 유닛과 대담하게 그려진 범퍼의 디테일을 통해 ‘가장 역동적인 볼보’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특히 전면 범퍼의 디테일은 말 그대로 ‘스포츠 세단’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볼보 측의 설명에 따르면 볼보 S60은 지난 2013년 공개된 볼보의 컨셉 모델, ‘볼보 컨셉 쿠페’의 직접적인 계승한 존재다. 실제 S90보다 더욱 대담하고 공격적인, 그리고 날렵한 실루엣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설명이 더욱 쉽게 이해되는 것이 사실이다.

측면에서는 날렵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프론트 오버행을 짧게 그리고, 리어 오버행을 길게 그리는 SPA 플랫폼의 특별함 덕에 전륜구동이 아닌 마치 정통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의 감성이 드러나며 인스크립션 트림에 적용되는 19인치 알로이 휠을 통해 공격적이고 대담한 감성이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볼보의 전동화, 프리미엄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 1’과 유사하면서도 컨셉 쿠페의 디자인을 빌려온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탄탄함과 긴장감을 강조한 디테일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여기에 차체 양끝에 배치된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 또한 역동성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익숙한 존재, 볼보의 고급스러운 라운지

볼보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고 대담한 스포츠 세단을 자처하지만 실내 공간은 여느 볼보와 같은 ‘따듯함’과 ‘편안함’이 담겨 있다. 고급스러운 느낌과 연출에서는 상위 클러스터인 90 계열에 비해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경쟁 모델들과의 경쟁은 전혀 두렵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같은 60 클러스터의 XC60, 크로스컨트리 V60 등과 같이 균형감 있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대시보드를 더했고, 세로형 디스플레이 패널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디테일이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계기판이나 특유의 깔끔한 스티어링 휠 등의 요소들은 물론이고 2세대 대비 한층 넓어진 공간의 여유가 확실히 드러난다. 여기에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다양한 기능들, 그리고 15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B&W 사운드 시스템 등이 선사하는 만족감도 상당하다.

경쟁 모델이자 타겟 모델로 삼은 것이 BMW 3 시리즈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전륜구동, 그리고 SPA 플랫폼을 앞세워 높은 공간 효율성을 확보해 레그룸의 여유를 자랑한다. 낮은 전고로 헤드룸이 조금 답답한 듯 하지만 충분히 큰 체격의 탑승자라도 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시트는 고급스러운 나파 가죽의 혜택과 함께 장거리 주행이 두렵지 않은 마사지 기능이 갖춰졌다.

2열 공간은 기본적으로 레그룸이 상당히 넉넉한 편이라 역동적인 드라이빙과 함께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시트 자체의 쿠션감이 다소 단단한 편이지만 착좌 시의 만족감이 높은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이와 함께 적재 공간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경쟁 모델들이 워낙 넉넉한 편이지만 2세대 S60에 비하면 충분히 발전하고 또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활용성이 높은 공간을 확보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트렁크 게이트의 형태 및 개방 정도도 무척 큰 편이라 그 만족감이 뛰어났다.

T5 엔진의 존재감

볼보 S60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254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내는 T5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페이퍼 스펙 자체는 동 세그먼트에 포진되어 있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을 조합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는데, 정지 상태에서 단 6.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주파할 수 있는 운동성능을 갖췄다. 참고로 볼보 S60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0.8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9.2km/L, 13.8km/L다.

기대 이상의 ‘스포츠 드라이빙 맛집’

볼보 스스로가 역동성과 스포츠 드라이빙이라는 표현을 쓴 만큼 S60의 주행 성능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 동안 볼보의 차량들은 편안하고 따듯하면서도 ‘언제든 달릴 수 있는’ 그런 존재였던 만큼 볼보 스스로가 역동성을 자부하는 그 존재의 가치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돋보이는 점은 낮은 시트 포지션이다. 볼보의 차량들은 사실 시트 포지션을 낮게 구현하기 보다는 ‘다루기 좋게’ 조율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S60은 정말 낮은 시트 포지션을 통해 드라이빙 포지션 구현에 많은 신경을 쓴 듯 했다.

시동을 걸면 조금 거친 듯한 T5 엔진 고유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물론 스포츠 세단을 자처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엔진 사운드는 충분히 ‘즐거운 배경음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지는 않았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254마력과 35.7kg.m의 토크에 딱 어울리는 듯한 힘이 느껴진다. 제원 상에도 정지 상태에서 약 6.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주파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일반적인 운전자가 ‘스포티함’을 느끼기에 적당한 수치라 생각이 됐다.

엔진의 사운드나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출력 전개의 반응 등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다만 T5 엔진 고유의 다소 탁하고 거친 느낌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었다.

엔진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긍하고 만족할 수 있었지만 변속기에 대해서는 크게 아쉬움이 남았다.

8단 기어트로닉 자체가 스포츠 성향에 집중한 변속기가 아니라 주행 내내 다소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특유의 변속에 아쉬움이 이어졌다. 특히 순간적으로 가속을 하고자 할 때에는 답답한 모습도 있었다.

차라리 패들시프트라도 추가되었으면 이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향후 부분 변경 및 연식 변경 등에서는 패들 시프트의 적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

차량의 움직임은 탄탄하고 경쾌하다. 전륜구동 특유의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느낌이 살짝 드는 편이나 조향에 대한 반응이나 조향 반응 직후 전륜과 후륜의 움직임이 상당히 일체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수한 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연속된 코너나 급작스러운 차량 조작에도 S60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쉽게 움직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여기에 제동력이나 제동 상황에서의 차량 밸런스, 그리고 제동력의 지속성은 여전히 돋보여 주행의 완성도를 한껏 높이는 편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바로 승차감에 있었다. 볼보의 스포츠 세단이라는 점은 이해하고 또 실제 탄탄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이 짧은 스트로크임에도 불구하고 차체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는 강점도 만족할 수 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부드럽게 조율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충격의 ‘예봉’이 시트를 통해 날카롭게 전해지는 순간이 있었는데 과거의 볼보 차량이었다면 이러한 충격과 전달을 조금이라도 억제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행을 하며 컴포트 모드에서도 ‘조금 더 다정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2열 승차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이러한 부분을 조금 더 신경 썼다면 S60은 탄탄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제시할 수 있는 스포츠 세단이 되었을 것 같다.

좋은점: 볼보의 고급스러움과 기능성, 그리고 우수한 주행 성능

아쉬운점: T5 엔진의 질감, 그리고 주행 중 느껴지는 승차감의 저하

배려를 담은 스포츠 세단, 볼보 S60

볼보 S60은 볼보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매력과 그 동안 쉽게 말하지 못했던 역동성을 절묘하게 조합했다. 덕분에 단순히 ‘달릴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니라 배려를 담아낸 스포츠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주행 중의 일부 아쉬움이 있다고는 하지만 동급의 모델 사이에서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가치가 있으며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매력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아무래도 볼보의 성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