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DLF는 고위험ㆍ중수익 상품” 평가

입력
2019.08.29 17:20
수정
2019.08.29 21:07
20면
구독

문제 상품 가입자 22%는 70대 이상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최근 원금 손실 가능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파생결합펀드(DLF)를 ‘중수익ㆍ고위험’ 상품으로 규정했다. 통상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상품을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 표현하는데, 이번 DLF는 기대수익 수준은 비슷해도 그보다 위험이 높다는 평가다. 그는 DLF 상품을 둘러싼 불완전판매나 ‘쪼개 팔기’ 의혹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은 후보자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DLF 상품에 사기성이 있다고 지적하자 “상품을 보면 고위험ㆍ중수익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 수익에 비해 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상품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은 후보자는 불법적 DLF 판매 논란에 대해 “투자의 기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지만, 판매 과정에서 상품을 잘못 소개해 피해가 일어나는 일은 발생해선 안 된다”며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를 보고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며 판매자에게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실 우려가 가장 큰 우리은행의 독일 금리 연동 DLF 상품을 두고 제 의원이 공모 형태를 취하지 않고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모집해 19개의 상품으로 쪼개 파는 방식으로 더 느슨한 사모펀드 규제로 우회했다고 지적한 데에는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 제출 자료를 토대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문제의 DLF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70세 이상 고령 가입자가 총 655명(하나 415명, 우리 240명)으로 개인 고객의 22%를 차지했고 90세 이상 초고령 가입자도 13명(하나 11명, 우리 2명)이나 됐다. 은행별로 70대 이상 가입자 비중을 보면 하나은행이 415명(70대 260명, 80대 144명, 90대 11명)으로 27.3%였고, 우리은행이 240명(70대 180명, 80대 58명, 90대 2명)으로 14.9%였다.

김 의원은 “DLF는 위험 수준이 1등급으로 가장 높은 파생결합형 전문 사모펀드인데도 만 70세 이상 고령자가 가입자의 상당수를 차지했다”며 “소비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가입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으로, 철저한 조사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밝혀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