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 차 만든 인니 고교생 서울서 발명상 수상

입력
2019.08.15 11:30
수정
2019.08.15 18:5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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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발명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인도네시아 중부칼리만탄주의 고등학생 야지드(왼쪽부터), 앙기나 라피트리, 아이사 아우레얄야 마하라니. 콤파스 캡처
서울에서 열린 발명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인도네시아 중부칼리만탄주의 고등학생 야지드(왼쪽부터), 앙기나 라피트리, 아이사 아우레얄야 마하라니. 콤파스 캡처

인도네시아 고등학생 세 명이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있는 식물을 이용해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허브차를 만들어 서울에서 열린 세계발명창의올림픽(WICO)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15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칼리만탄(보르네오)섬 중부칼리만탄주(州) 팔랑카라야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야지드, 앙기나 라피트리, 아이사 아우레얄야 마하라니는 생물 교사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허브차를 미국 중국 베트남 등 20개국 학생들이 참가한 WICO에 출품해 지난달 28일 수상했다.

학생들의 연구는 2017년 야지드 가족의 조상들이 숲에 있는 바자카 나무로 만들었다는 혼합물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야지드 가족으로부터 “바자카 나무는 암 치료를 위해 사용됐다”는 얘기를 들은 학생들은 직접 혼합물을 만들어 암에 걸린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50일이 지난 뒤 바자카 혼합물로 치료를 받은 쥐들은 여전히 건강하고 번식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쥐들은 모두 죽었다. 또 바자카 나무는 타닌 사포닌 등도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이들은 바자카 나무 혼합물을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게 차 가루로 가공했다. 학생들이 만든 차는 반둥에서 열린 청소년 국가과학박람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이번에 국제대회가 열린 서울에서 수상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혜와 자연의 잠재력을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바자카 차는 곧 특허를 신청할 예정이다. 바자카 나무는 칼리만탄의 원주민인 다약족이 암을 치료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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