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매체들, 혐한·가짜 뉴스 그대로 내보내"

입력
2019.08.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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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재일 언론인인 유재순 JP뉴스 대표는 6일 “일본 우익 매체들이 한국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일부 보수단체의 주장까지 한국 주류의 여론인 것처럼 일본 극우파들의 혐한 여론전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익 단체들이 유튜브를 통해 제작한 영상을 (우익 매체인) 산케이신문, 후지TV 등이 자막을 씌워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일본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단체 엄마부대의 집회 내용도 한국 대부분 국민들의 여론인 양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마부대는 앞서 1일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일본에 한국어를 잘하는 전문 집단들이 한국 일부 보수 단체의 발언을 즉각 번역해 실시간 영상으로 만들어 띄운다”며 “(국가 대 국가로) 대항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사안에 관심이 없던 일본 국민들까지 ‘우리도 일본 정부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ㆍ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한 이후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지지율은 3주 전보다 4%포인트 상승한 49%로 나타났다.

재일 교포를 바라보는 일본 내 시각도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재일 교포가) 전철을 타면 보수층들이 노골적으로 욕을 하거나, 어떤 대학생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가장 문제 되는 건 일본에 터를 잡고 사는 생계형 사람들”이라며 “영주권을 따지 않은 사람은 1년, 3년 단위로 비자를 연장 받아야 하는데, 신청한 지 한 달이면 나오던 비자가 지금은 3개월, 6개월까지 늦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아베 총리가 개헌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며 “미국, 북한에 의해서 어떤 돌발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이런 분위기가 개헌이 이뤄지기까지 계속 갈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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