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오! 베트남] “베트남 여성들, 계속 한국에 결혼하러 갈지 의문”

입력
2019.07.11 10:00
수정
2019.07.11 10: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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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언론들이 한국 내 열악한 여성들의 권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언론들이 한국 내 열악한 여성들의 권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남편의 베트남 아내 무차별 폭행 사건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의 결혼이주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 사태 초기 한국 남편의 폭력성을 주로 전달하던 베트남 언론들도 한국 내 여성들의 열악한 권리를 집중 조명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거론하고 나섰다.

현지 온라인 매체 징은 9일 ‘한국은 여성이 2등 시민으로 취급되는 가부장적 사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톱 뉴스로 내보냈다. 기사는 지난 2016년 강남역 인근에서 20대 여성이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죽은 소식을 전하며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양성평등 문제에 관한 한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한국을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로 소개했다.

또 해당 매체는 10일엔 ‘차별받는 한국 내 외국인’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을 “다민족 사회에 익숙하지 않고, 가부장적인 사회”라고 소개했다. 기사는 베트남 출신뿐만 아니라, 필리핀 등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 여성들이 한국에서 어떤 차별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언론인 U(26)씨는 “신부 폭행 사건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어서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가수 승리 등 K팝 스타들의 섹스 스캔들, 강남역 묻지마 살인, 과거 베트남 신부 폭행 등 옛날 사건까지 함께 회자되는 등 한국에서의 여성 삶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베트남 여성들이 계속 한국으로 결혼하러 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행 결혼비자를 취득한 베트남 국민은 3,017명에 이른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6,000명 이상이 결혼비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14년 베트남 여성의 한국어 능력, 한국인 남성의 소득 기준 등을 조건으로 하는 결혼비자 발급 조건 강화 조치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사태 수습에 관계 기관이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톱뉴스에 오른 관련사건 뉴스.
사태 수습에 관계 기관이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톱뉴스에 오른 관련사건 뉴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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