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다”

입력
2019.07.01 20:50

OECD 36개국 중 산재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태어나 스무 살이 채 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

이번 주 프란이 선택한 콘텐츠는 현장실습생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입니다.

‘너무 두렵습니다. 내일 난 제정신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2014년 1월, 현장실습생 ‘김동준’ 군이 세상을 떠나기 전 트위터에 마지막으로 남긴 기록입니다.

김동준 군은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다 18살에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죠. 얼마 후, 그는 12시간의 장시간 노동과 작업장 내 폭력에 시달리다 죽음을 택하게 됩니다.

‘2014년 진천 육가공 공장 현장실습생 김군 사망’, ‘2017년 전주 고객서비스센터 현장실습생 홍양 사망’, ‘2017년 제주 음료 공장 현장실습생 이군 사망’

저자는 폭력적인 사회화 과정에 희생된 김동준 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김동준들’이라 이름 붙인 또 다른 현장실습생의 삶을 그려냅니다. 그들은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 없이 현장에 투입되었고 불합리한 노동 환경에 문제제기 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죠. 책은 피해자 주변 사람들과 직업계고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청소년 노동자의 죽음이 개인의 불운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짚어냅니다.

지난해 2월, 교육부는 반복되는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해‘학습중심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방안’을 내놓았지만 취업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시 기업 규제를 완화했죠. 정부가 나서서 노동자의 안전과 기업의 효율을 맞바꾼 셈입니다. 어린 노동자들을 그저 값싼 노동자로 인식해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 구조를 돌아보고 약자에게 가해지는 반복적인 착취와 폭력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어린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다”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정선아 인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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