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ㆍ에어부산ㆍ에어서울 ‘통 매각’… SKㆍ한화ㆍ애경 등 눈독

입력
2019.04.15 18:59
수정
2019.04.15 23:5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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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 물류사업 롯데ㆍCJ 등도 거론

부채 포함 땐 인수비용 3조 안팎… ‘승자의 저주’ 우려도

15일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배우한 기자
15일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배우한 기자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 동안 관심이 있어도 쉽게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던 항공업계의 문이 열린데다 대형항공사(FSC)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대기업들이 달려들 매물이라는 평가다. SK과 한화 등 자금력을 가진 기업들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일찌감치 언급되고 있고, 유통ㆍ물류 사업을 벌이는 롯데, CJ 등도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다.

◇SK 한화 등 눈독 들이는 곳 많다

현재 눈길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곳은 SK그룹이다. 지난해 7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식 제안했다는 소문이 돈 것을 시작으로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SK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눈독 들이고 있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시장에 돌았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데다 항공업계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SK 인수설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곳은 몰라도 SK는 분명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그룹도 물망에 오른다.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제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항공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반려로 투자금을 회수한 전력도 있다. 다만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을 안정화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그룹 내부 의견과 매각 가격이 1조원 이상으로 알려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 운영 경험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성공할 경우 그룹의 새로운 도약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다가 막판에 포기했는데, 그룹 계열사가 LCC 플라이강원에 투자하는 등 일찍부터 항공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들 기업 외에도 CJ헬로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한 CJ그룹을 포함, 롯데, 금호석유화학, 호반건설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채무상환+지분매입 규모 3조원 안팎

아시아나항공은 인수에 성공하면 기업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거대 매물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매각 소식에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상한가로 치솟아, 7,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 가치로 치면 5,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과 인수자의 추가 유상증자 금액 등을 고려하면 전체 매각대금 규모는 1조6,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금융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인수자 입장에서는 주식 매입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상환해야 하는 1조2,700억원의 단기 차입금 상환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실제 인수 비용은 3조원 가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조(兆) 단위 지출을 감당하며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넘을 자신이 있느냐를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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