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있다고 4년 만에 버려진 ‘개냥이’ 크림이

입력
2019.03.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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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04. 네 살 코숏 크림이

장난감으로 노는 걸 제일 좋아하는 크림이. 카라 제공
장난감으로 노는 걸 제일 좋아하는 크림이. 카라 제공

4년 전인 2015년 서울 성산동의 한 어린이집. 어린이집 문이 열리면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는 아기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올해로 네 살이 된 코리안쇼트헤어 크림이(수컷)입니다.

당시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고양이가 귀여웠지만 교실로 들여올 수 없었는데요.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지만 새끼 고양이는 어린이집 부근을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렀습니다. 사람을 따르고 좋아하는 고양이를 그대로 길에 둘 수 없어 구조자는 동물보호단체인 ‘카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워낙 귀엽고 성격이 좋았던 새끼 고양이는 금방 새 가족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카라의 동물보호소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데요. 크림이를 비롯해 함께 살던 고양이가 버려진 이유는 다름아닌 입양자의 알레르기 때문이었습니다. 4년 동안은 괜찮다가 고양이에 대해 알레르기가 생긴 건지, 알레르기가 있는 다른 가족이나 거주자가 생긴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파양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또 파양될 당시 크림이의 몸무게는 9㎏에 달해 다이어트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기일 때부터 사람을 좋아했던 크림이. 카라 제공
아기일 때부터 사람을 좋아했던 크림이. 카라 제공

다행인 점도 있습니다. 보호소로 돌아온 크림이는 여전히 사람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눈을 마주친 사람에게는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인 ‘골골송’을 불러준다고 하네요. 지금은 살이 조금 쪄 있어서 다이어트를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장난감을 너무 좋아해 장난감만 보면 몸매와 다르게 재빠르게 움직인다고 해요. 털을 빗겨줘도 골골송을 부르고, 엉덩이라도 토닥거려줄 때면 기분이 좋아진 크림이의 꼬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고 합니다.

몸무게가 9㎏에 달해 다이어트 중인 크림이. 하지만 장난감 놀이를 할 때는 재빠르게 행동한다. 카라 제공
몸무게가 9㎏에 달해 다이어트 중인 크림이. 하지만 장난감 놀이를 할 때는 재빠르게 행동한다. 카라 제공

보호소로 돌아온 이유를 모르는 크림이는 지금도 마냥 즐겁고 사람이 좋기만 합니다. 어릴 때고 귀여울 때만 함께 하는 게 가족은 아니지요. 앞으로 남은 사랑둥이 크림이의 남은 묘생을 함께 할 평생 집사를 찾습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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