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 수비에 쩔쩔... 14개 슈팅 날리고 달랑 1골

입력
2019.01.08 15:45

필리핀과 아시안컵 1차전 1-0 신승…밀집수비 뚫지 못해 답답한 축구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필리핀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심판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국은 비록 이겼지만 상대 밀집 수비를 뚨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두바이=연합뉴스

벤투호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첫 경기를 보며 채널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답답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파울루 벤투(50ㆍ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한국시간) 필리핀과 C조 1차전에서 후반에 터진 황의조(27ㆍ감바 오사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필리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로 한국(53위)보다 한 참 아래다. 어쨌든 이겼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황의조가 골 맛을 보고 후반 교체로 들어간 이청용(31ㆍ보훔)이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에도 상대 밀집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하며 실망을 안겼다. 아시안컵 출전 국가 중 이란이나 일본, 호주 등 몇몇 팀을 뺀 나라들은 한국을 만나면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로 나온다. 한국은 이를 뻔히 알면서도 늘 고전한다.

스벤 예란 에릭손(71) 필리핀 감독도 수비수 5명 앞에 미드필더 4명을 세우는 5-4-1 포메이션으로 단단한 수비벽을 구축했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8대2로 앞섰다. 14개의 슈팅 중 4개가 골 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이었는데 1골 밖에 못 넣었다. 비효율적이었다는 의미다. 오히려 상대 역습에 간담이 서늘한 장면이 2~3차례 나왔다. 필리핀은 6개의 슈팅 중 3개가 유효슈팅이었다.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황의조(왼쪽). 두바이=연합뉴스

한국은 12일 키르기스스탄, 16일 중국과 2, 3차전을 치른다. 두 팀도 한국을 상대로 ‘질식 수비’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사실 축구 전문가들은 “아무리 약 팀이라도 작정하고 10명이 수비를 하면 뚫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답답한 축구를 반복할 수만은 없다.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손흥민(27ㆍ토트넘) 타령만 해봐야 소용없다. 손흥민은 오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정규리그 경기까지 마친 뒤 UAE로 온다.

현지에서 중계 중인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은 “가능한 볼 터치를 줄여야 한다. 볼을 잡아 놓으면 상대에게 둘러싸인다. 원 터치로 볼을 돌려놓는 간결한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감한 일대일 돌파도 필요하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필리핀을 상대하면서도 일대일에서 압도하는 모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허벅지 근육을 다쳐 교체되는 기성용.(오른쪽) 불행 중 다행으로 1주일 정도 치료가 필요한 가벼운 부상이다. 두바이=연합뉴스

한국은 악재가 겹쳤다. 주축 미드필더 기성용(30ㆍ뉴캐슬)이 허벅지를 다쳐 1주일 정도 쉬어야 한다. 일단 키르기스스탄전은 못 뛴다. 필리핀전에서 정우영(30ㆍ알 사드), 김진수(27ㆍ전북), 이용(33ㆍ전북) 등 주축 선수 3명이 경고를 받은 것도 찜찜하다. 경고 2장이 누적되면 바로 다음 경기를 뛸 수 없는 규정이 8강까지 적용된다.

한국의 다음 상대 키르기스스탄(91위)은 중국과 1차전에서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에 발목 잡혀 1-2로 역전패했지만 만만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밀집 수비’란 숙제를 또 제대로 풀지 못하면 자칫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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