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살해 용의자, 여죄 가능성 충분”

입력
2018.06.26 14:00
수정
2018.06.26 14:51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강진 여고생 사망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모(51)씨가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전문가를 통해 제기됐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씨가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여죄가 있어도 진실을 밝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생전 4명의 여성과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이 가운데 1명과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평소 김씨가 성적으로 문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골이다 보니 성적으로 문란하고 여러 가지 말썽을 일으켜도 사건화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김씨의 여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골 특유의 ‘쉬쉬하는’ 분위기에 김씨가 과거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발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설령 여죄가 있어도 밝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 교수는 전망했다. 김씨는 여고생 연락이 끊긴 다음 날인 17일 오전 강진의 한 철도 공사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이후 여고생 부모를 보고 황급히 도망치는 등 수상한 행적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 유력 용의자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특히 성범죄 같은 경우 (김씨에 의한)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문제는 당사자가 살아 있어야 조사가 이뤄지는데 (그렇지 않아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고생이 시신으로 발견된 야산 중턱까지 사망 뒤 옮겨졌을 가능성보다는 스스로 걸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야산 경사(80도)를 고려하면 움직이지 않는 여성을 안거나, 업고 올라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여고생은 체격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김씨의 차 안에서 발견된) 낫이 흉기로 이용돼 그걸로 위협해 올라갔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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