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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톱모델 “모르는 남자들 앞에서 알몸 촬영”… ‘미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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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운동’이 바다 넘어 일본 모델계에서도 확산할 조짐이다. 지난 1일 한 여성 모델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명 남성 사진작가에게 당했던 성추행 피해를 고발한 데 이어, 9일 또 다른 유명 모델이 과거 촬영장에서 겪었던 수치스러운 경험을 폭로했다.
일본 유명 모델 미즈하라 키코(27ㆍ水原希子ㆍ사진)는 지난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백했던 모델 카오리(Kaori)의 글을 공유한 뒤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미즈하라는 “카오리가 오랫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며 “모델은 물건이 아니다. 여성은 성적인 도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즈하라는 20대 초반 자신이 겪은 수치스러운 기억을 공개했다. 상반신 누드 광고 촬영 때 광고주 업체 임원 20여명이 예고도 없이 촬영장을 방문하면서 원치 않게 알몸을 노출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모델이든,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며 “서로 마음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10일 오후 삭제된 상태다.
미즈하라의 글은 지난 1일 카오리에 이은 일본 모델계 두 번째 ‘미투’ 고백이다. 카오리는 블로그에 글을 올려 유명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77ㆍ荒木経惟)의 모델로 활동하던 시기(2001~2006년) 그에게 누드 촬영을 강요 당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일부 누드 사진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아라키에 의해 무단 출판됐으며, 작품 촬영을 이유로 많은 사람 앞에서 민망한 자세를 취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아라키는 일본 광고업계 출신의 유명 사진작가로, 작품 전반에 에로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게 특징이다. 파리, 런던,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카오리는 폭로 글 마지막에 “왜곡된 상황이 있다 보면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어떤 일을 하던 중,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든 의심, 생각을 그 사람에게 바로 말해라. (그래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발전하는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라키는 카오리의 폭로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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