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제임스 볼드윈 (12월 1일)

입력
2017.12.01 04:40
제임스 볼드윈은 미국 시민에게 인종과 성 정체성 차별의 추악함을 알게 한 선구적 흑인 게이 작가였다.

제임스 볼드윈(1924~1987)은 미국의 흑인 게이 작가로, 1950년대 초부터 흑인ㆍ게이의 삶과 사랑, 차별 현실을 자전적 소설과 에세이로 발표했다. 그는 문학을 통해 60년대 시민권 및 반차별 운동의 터를 닦았고, 동성애라는 말 자체가 터부시되던 시대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며 게이 인권을 옹호했다.

그는 1924년 뉴욕 할렘에서 태어났다. 세 살 무렵, 가수였던 어머니(Emma Jones)가 흑인 목사(David Boldwin)와 결혼하면서 성을 얻었지만, 그는 내도록 생부가 누군지 몰랐다. 어려서부터 언어감각이 빼어나 14세 무렵부터 아버지 교회에서 설교를 대신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고교시절 훗날 저명한 인물 사진작가가 되는 리처드 에버든(Richard Avedon) 등과 함께 교지 편집부에서 활동하며 글을 썼다. 그에겐 7명의 동생이 있었다.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철도부설 노동자가 됐고, 20대 내내 차별을 몸으로 겪는다. 자신이 게이임을 깨달은 것도 그 무렵이었다.

예술가 마을인 그리니치빌리지 한 켠에 살며 작가로서 이름을 얻어가던 27세의 그는 한 창작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고, 미국서는 경험하지 못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 식당도 그를 흑인이라고 내쫓지 않더라고 그는 훗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대서양 건너편에서 보니 내가 산 세상과 나 자신이 보다 선명하게 보이더라.” 그는 53년 가족사를 담은 자전적 소설 ‘산 위에서 말하라(Go Tell it on the Mountain)’와 54년의 동성애 소설 ‘지오반니의 방(Giovanni’s Room)’, 인종 간 사랑을 다룬 ‘또 다른 나라 (Another Country)’(62) 등 소설을 발표하는 한편, 인종, 동성애 문제 등을 다룬 ‘Notes of Native Son’(55) 등 에세이로 미국과 유럽서 큰 인기를 누렸다. 63년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의 사진을 표지에 싣고 “미국 인종 문제의 어두운 현실을 그처럼 신랄하고 매섭게 쓴 작가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없었다”고 썼다.

그는 87년 12월 1일 위암으로 별세했다. 토니 모리슨은 뉴욕타임스 부고에서 그로부터 언어와 용기와 힘을 얻었다며 생전의 그가 해준 말- “왕관은 이미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다만 그것을 쓰기만 하면 된다”-을 인용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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