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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인도 해군 연합훈련, 목표는 중국 잠수함?

입력
2017.07.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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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번 미 해군 제독이 10일 인도ㆍ미국ㆍ일본 해상 연례 연합훈련인 말라바르 훈련 개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첸나이=AFP 연합뉴스
윌리엄 번 미 해군 제독이 10일 인도ㆍ미국ㆍ일본 해상 연례 연합훈련인 말라바르 훈련 개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첸나이=AFP 연합뉴스

미국ㆍ일본ㆍ인도 3국이 인도양 벵골만에서 연례 해상연합훈련인 ‘말라바르’훈련에 돌입했다. 외신은 이번 훈련이 암묵적으로 최근 인도와 충돌이 잦았던 중국을 겨냥한 견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미국ㆍ인도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10일(현지시간)부터 인도양 벵골만 일대에서 말라바르 훈련을 개시했다. 올해는 미국의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이끄는 11항모전단이 참가했고 인도 쪽에서도 유일한 항모 비크라마디티야호가 나왔다. 일본도 헬리콥터 9대가 배치된 신형 호위함 이즈모호를 훈련에 참가시켜 사실상 3국이 모두 항모 내지 항모급 전력을 동원한 형국이다. 이들은 13일까지 인도 남부 항구 첸나이에 머문 후 14일부터 17일까지 가상 전쟁 훈련을 치른다.

이번 훈련의 주요 목표는 예고 없이 출몰하는 잠수함으로 상정됐다. 이즈모호에 배치된 헬리콥터가 대표적인 잠수함 탐지 전력이고 미국과 인도 역시 대잠초계기 포세이돈-8을 투입했다. 이를 두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훈련이 사실상 중국 해군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해적 퇴치를 이유로 인도양에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있으며 불과 일주일 전에도 위안급 디젤 잠수함을 인도양에 배치한 것이 인도 해군에 포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해군 사령관은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이번 훈련이 중국에 ‘우리는 하나이고 하나로서 더 낫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양 장악’을 최종 전략 목표로 삼은 인도 해군은 전력상으로는 중국 해군에 밀리지만 말라카해협의 북서쪽 출구라고 할 수 있는 안다만ㆍ니코바르 제도를 장악해 유사시 전략적 이점을 구축한 상태다. 지난달부터는 인도 해군이 중국 함정이 주로 통과하는 동남아시아 말라카해협을 상시 감시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발행하는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10일 사설에서 말라카해협 항로가 차단될 경우 중국 입장에서는 석유 수입과 교역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이는 “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할 만한 일이라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는 최근 눈에 띄는 충돌이 잦다. 지난달 초부터 중국과 인도, 부탄의 국경이 만나는 티베트 둥랑(洞朗ㆍ인도명 도카라) 접경 지역에서 양국 육군이 대치를 이어갔고 지난달 26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잠수함을 대상으로 한 최신형 감시 드론 도입에 합의하자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가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사설을 게재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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