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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국경분쟁 최악 ‘일촉즉발’

입력
2017.07.06 18:28

티베트 접경지역 6000여명 대치

인도 ‘친미’노골화하며 충돌 우려

4월 중국과 국경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인도 주민들이 오성홍기를 불태우며 중국의 불법 점유에 항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4월 중국과 국경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인도 주민들이 오성홍기를 불태우며 중국의 불법 점유에 항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이 1962년 영토전쟁 이후 55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분쟁지역에서 양측간 군사적 대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6일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중국과 인도, 부탄의 국경이 만나는 티베트 둥랑(洞朗ㆍ인도명 도카라) 접경 지역에 지난달 초부터 각각 3,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해 일촉즉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분쟁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군이 해당 지역에 군사 벙커 2기를 설치했고, 중국 측은 “자국 영토를 침범했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인도가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중국은 불도저를 동원해 벙커를 파괴했다. 최근엔 중국군이 별도 협의 없이 도로 건설을 강행하면서 갈등 수위를 더욱 끌어 올렸다.

인도는 즉각 ‘전쟁 불사’를 외치며 반발했다. 아룬 제틀리 인도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오늘의 인도는 1962년과 다르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당시 영토전쟁으로 인도 측은 3,000여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내고 중국에 사실상 패했다. 현지 인도군 관계자는 “도카라는 중국의 침입을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이라며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지역은 1890년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과 중국이 조약을 맺어 대강의 국경을 정했으나 3국이 접하는 정확한 국경선 획정을 놓고 20㎞ 이상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난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하는 등 친미 행보를 노골화하면서 중국 측 심기를 계속 건드리고 있다. 최근엔 중국이 군함과 잠수함을 인도양에 대거 투입하고, 이에 맞서 인도 측은 10일 미국, 일본과 벵골만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군사 분쟁이 해상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인도는 이번 사태가 엄중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조속한 철군을 촉구했다.

영국 BBC방송은 “4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중국과 인도의 또 다른 영유권 분쟁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를 방문하는 등 양국 사이에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며 우발적 충돌을 우려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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