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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자동차로 꼭 달려봐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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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수많은 길이 있다. 그 중엔 길 자체만으로 훌륭한 자동차 여행 코스가 되는 곳도 있다. 전 세계에서 손꼽는 자동차 여행하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전 세계인의 여행 버킷 리스트로 손꼽히는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이야말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환상적이지 않을까? 빙하기 때 언 바다가 2만 년 전부터 녹으면서 타우카 혹은 민친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호수가 됐다. 그런데 건조한 기후로 오랜 세월 물이 증발하면서 소금만 남았다. 면적만 1만2,000㎢에 달하고 끝에서 끝까지 가려면 차로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소금사막 전체가 커다란 길이다. 이곳에 가려면 해발고도 3,650m에 있는 우유니 마을에서 여행사를 통해 가는 게 가장 좋다. 대부분 SUV를 타고 광활한 소금사막 위를 달리는 데 이정표 하나 없어 초행길엔 전문 가이드의 도움이 필요하다. 투어 프로그램은 보통 ‘데이 투어’, ‘선셋 투어’, ‘선라이즈 투어’ 등으로 나뉜다. 차가 서면 그곳은 여행자들의 놀이터가 된다. 원근을 이용해 독특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하염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한다. 사막 가운데에는 선인장이 빽빽이 있는 ‘어부의 섬’이 있는데, 그 중엔 무려 1,000년 넘게 자란 선인장도 있다.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자동차를 제대로 맛보려면 독일로 가길 추천한다. 공공도로에서 짜릿한 속도를 경험할 수 있는 아우토반과 도시 곳곳에 있는 자동차 박물관 등은 이름만으로도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중 독일의 F1 경기가 열리는 곳, 뉘르부르크링은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곳이다. 스코틀랜드의 전설적인 레이서 재키 스튜어트는 뉘르부르크링을 일컬어 ‘녹색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트랙의 고저차가 크고 노면도 불규칙해 사고가 잦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을 달리다 사망한 사람들의 이름이 낙서처럼 표시된 구간도 있다. 뉘르부르크링은 크게 F1 경기가 열리는 남쪽 GP-슈트레케와 23㎞ 길이의 노르트슐라이페로 나뉜다. 이곳에선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드라이빙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있다. 노르트슐라이페 주행, 전문가 코스, 드리프트 및 안전 교육 등 다양하다. 레이싱 교육을 수료하면 독일 모터스포츠 협회가 주는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가장 매력적인 건 트랙 투어다. 뉘르부르크링은 과거부터 일반인에게 트랙을 개방하고 있다. 티켓 가격과 개장 시간은 때에 따라 다르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BMW M카를 타고 북쪽 코스를 체험하는 ‘BMW 링 택시’ 프로그램도 있어 스릴 넘치는 주행도 경험할 수 있다.
루트 66(Route 66)
미국은 로드트립의 성지다. 쭉 뻗어 있는 도로와 다양한 렌터카, 저렴한 기름값 등 자동차 여행하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무엇보다 도시마다 색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도시를 벗어나면 거대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다. 과거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했던 유일한 도로였던 루트 66은 미국인들에게 서부 개척과 여행이라는 꿈을 심어준 길이다. 그래서 ‘마더 로드’라고도 한다. 길이만 3,945㎞에 달하고 일리노이 주를 시작으로 미주리 주와 캔자스 주, 오클라호마 주, 텍사스 주, 뉴멕시코 주, 애리조나 주, 캘리포니아 주를 잇는다. 길가에 자리한 레스토랑과 모텔은 그 자체로 박물관이다. 루트 66은 1985년 폐쇄됐으나 관광객과 옛 추억을 떠올리는 미국인들이 많이 찾아 2003년 복원과 함께 다시 길이 열렸다.
애틀랜틱 오션 로드(Atlantic Ocean Road)
노르웨이 뫼레오그롬스달 주 아베뢰위 섬을 통과하는 다리다. 대서양 위에 놓인 여덟 개의 섬을 지나서 ‘애틀랜틱 오션 로드’라고 부른다. 길이는 8,274m에 달한다. 노르웨이 국민도 손에 꼽는 대표적인 자동차 여행 코스다. 지난 2007년 노르웨이 신문 아프턴포스턴이 설문한 ‘노르웨이의 가장 아름다운 도로’에 선정되기도 했다. 1989년에 완공됐는데 공사비에만 총 1억2200만 크로네(약 161억원)가 들었다. 처음엔 공사비용의 25%를 통행료로 걷어 들일 계획이었지만 1999년부터 무료로 개방했다. 이 길은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평소엔 평화롭다가 날이 궂어지면 다리 위로 파도가 넘실거리며 몰아치기도 한다. 백미 구간은 자동차 광고에도 자주 등장하는 스토르세이순데트 다리다. 활처럼 휜 모양이 이색적인데 이는 바람의 저항을 덜 받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길은 그냥 스쳐 지나기엔 너무 아깝다. 섬 곳곳에 전망 포인트가 있으니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몸으로 맞이하는 것도 좋겠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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