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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이냐 진정이냐... 운명의 6월 첫 주 '3차 감염' 현실화 우려

입력
2015.05.31 19:15

"현재까지 유전자 변이는 없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부는 이번 주 초ㆍ중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감염자 A(68)씨는 지난 달 20일 국가지정 병상에 격리됐다. 메르스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사실과, 20일 이후 A씨와 밀접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3일부터는 2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보건당국은 지금껏 발생한 환자들 전부를 A씨로부터 전파된 ‘2차 감염’으로 보고 있다. 당국 예상이 맞는다면 이번 주를 고비로 환자수 증가세는 꺾여야 한다. 보건당국의 통제가 허술해 그 동안 A씨와 밀접 접촉했으나 미처 파악하지 못한 감염자가 나올 수는 있다. 그렇지 않고 예상과 달리 이번 주 중반 이후 새로운 감염자가 나타난다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다. A씨로부터 감염된 사람에게서 다시 감염이 일어난 ‘3차 감염’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환자 수는 크게 늘어나고 공포감도 확산될 수 있다.

보건당국은 그 동안 나온 2차 감염자 14명은 모두 A씨 밀접 접촉자로 ‘2차 감염’이며, 바이러스 변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복지부 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31일 “(A환자가 B병원에서 퇴원한)17일부터 메르스의 최대잠복기가 오늘까지인 만큼 (B병원에 입원했던) 15~17일에 노출된 사람 중에 메르스 발생 가능성은 제로(0)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2차 감염자 14명 중 11명은 A씨가 15~17일까지 이틀간 입원한 B병원에 집중되어 있다. 두 번째 환자는 A씨를 계속 간호했던 부인(63)이고 다섯 번째 환자와 여덟 번째 환자만 각각 C병원 의사(50), A병원 간호사(46)였다.

앞으로 최대 관건은 3차 감염 없이 이대로 메르스 확산세가 잡힐 것이냐다. 2012년 4월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후 모두 996명이 감염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역사회로도 감염이 됐다. 그러나 사우디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지역 전파까지 가지 않고 확산세가 잡혔다. 메르스 감염력은 환자 1인당 0.6~0.8명으로 홍역(18명), 사스(2명), 신종플루(1.5명)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전염이 많이 된 데 대해 전문가들도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A씨의 메르스 감염 사실을 늦게 발견한 게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환자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A씨가 슈퍼 전파자’라거나 ‘바이러스 변이’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전자 염기서열에 변이는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공기 전파설 역시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m 이내 비말(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입자가 큰 분비물)을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메르스 진단이 늦어 B병원의 감염관리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1일까지 A씨 밀접 접촉자 31명에 대한 자가 격리가 해제됐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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