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아직은… 너무 걱정 마세요"

입력
2015.05.29 17:35

3차 감염자ㆍ변이 증거 없어

전문가 "대규모 감염 가능성 낮아"

일각선 "추이 지켜봐야" 신중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예상보다 급속히 늘어나자 일반인들 사이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29일 3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현 상황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의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당분간은 3차 감염 발생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까지 3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고,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한 변종으로 변이됐다는 증거도 부족하다”며 “지역사회로 전파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과 환자 가족, 중동 여행 후 감기증상이 있는 사람 등 위험군 이외의 사람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28일 메르스 환자로 확진 된 71세 남성은 밀접 접촉자가 아닌 것으로 전해져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김 교수는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 환자도 첫 환자와 연결고리가 있는 만큼 3차 감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악화돼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는 시점에 사람들과 접촉했다면 감염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환자가 거쳐간 병원을 피하라’는 등의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자제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괴담에 대해 “황당하다”며 “국민들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중동에서 처음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이 국내병원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환자를 격리해 치료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전염력이 강한 종류로 변이됐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2012년부터 3년 간 전 세계적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는 1,100명 정도였고 평균적으로 환자 1명 당 0.7명을 감염시켜, 상대적으로 감염력이 약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환자와 2m 거리에서 1시간 이상 긴밀한 접촉을 할 때 비말(飛沫ㆍ침방울)을 통해 전염된다. 때문에 가까이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 감염 가능성이 커, 전 세계 감염자의 15%가 의료진이다.

다만 향후 3차 감염이 일어날 경우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추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와 다른 층을 쓴 사람이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 경우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의석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으므로 변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각심을 갖고 사태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