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마지막 경제팀 수장… "회고록은 객관적 진단·교훈이 목표… 어느 정도 시간 지나야 가능"

입력
2015.01.12 04:40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만큼은 아니어도 그 역시 MB정부의 실세였다. 또 강 전 장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닥뜨렸다면, 그 역시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를 헤쳐나가야 했다. 자연히 이런저런 할 말과 소회도 많을 터. 강 전 장관처럼 회고록(지난 5일 출간된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 실록’)을 낼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박 전 장관은 “인터뷰 요청을 받을 때마다 ‘있을 때 잘 하지, 나와서 딴 소리 하느냐’는 비판이 늘 마음에 걸린다”고 운을 뗐다. “함께 일 하던 후배들이 여전히 있는데 그들에게 부담이 될까도 조심스럽다”며 “사실 ‘있을 때 잘 하지’란 비난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하는 게 맞다”고 ‘쿨’하게 인정했다.

그는 강 전 장관의 책 내용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회고록의 필요성에는 동감을 표했다. “한 번쯤은 재직 시 경험, 소회, 후임들이 더 잘했으면 좋을 점 등을 정리해 남기는 것은 일종의 의무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최소한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그는 선을 그었다. “누구나 사고를 할 때 가장 가까웠던 사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최신효과ㆍRecency Effect)이 있다. 회고록이 자화자찬이 되지 않고 좀 더 중립적이 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나름의 의견을 표했다.

출간 때마다 화제를 일으키는 강 전 장관의 선명하고 날 선 기억과 주장에 대한 의견을 재차 물었다. 박 전 장관은 “책을 쓰는 이유는 나 자신의 얘기보다 객관적인 진단과 교훈을 남기는 게 주된 목적”이라며 “그런 쪽으로 쓰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에둘러 답했다.

◆박재완 전 장관은

행정고시(23회) 출신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유학(미국 하버드대) 후 성균관대 교수(행정학과)를 지내다 비례대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로 정계에 입문,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을 두루 지냈다. 공직 퇴임 후 다시 교수로 복직해 씽크탱크(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를 이끌고 있다.

▦1955년 경남 마산 출생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 하버드대 정책학 석ㆍ박사(1986~92년) ▦1979~96년 감사원ㆍ재무부ㆍ청와대 근무(행시 23회) ▦1996~현재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2004~2008년 17대 국회의원 ▦2008~2013년 청와대 정무ㆍ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2014년~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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