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제주경선 선거인단 여론조사 / 노무현, 선호투표제땐 이인제 눌러

입력
2002.03.05 00:00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호투표제가 1,2위를 뒤집는 복병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민주당의 제주지역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473명 중 1순위에서 7순위까지 모두 응답한 사람 231명만 대상으로 선호투표제 개표 방식을 적용한 결과 최종 승자가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1단계 개표 집계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27.3%로 1위, 노무현ㆍ한화갑 후보가 22.1%로 공동 2위였으나 최종 6단계 집계에서는 노무현 후보 52.8%, 이인제 후보 47.2%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물론 이번 조사는 1, 2위 지지 후보만 응답한 242명은 제외해 1단계 지지도가 전체 응답자의 지지도와 다르게 출발했기 때문에 실제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선호투표제는 각 시ㆍ도별 순회 경선을 거쳐 전국적으로 1위 후보가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했을 경우 가장 적은 표를 얻은 후보 지지자의 2순위 선호를 상위 후보들에게 더해주는 투ㆍ개표 방식이다. 이런 집계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한다.

이 같은 집계 방식을 적용한 결과 5단계까지는 이인제 후보가 여전히 1위를 기록했다. 4단계에서 김중권 후보가 제외됐을 때는 이인제 후보의 표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마지막 6단계에서는 한화갑 후보 지지자의 다수가 2순위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 노 후보가 5.6% 포인트 차로 이인제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473명을 대상으로 한 2순위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노무현(18.8%) 정동영(16.7%) 이인제(15.0%) 한화갑(9.9%) 김중권(6.1%) 김근태(5.1%) 유종근(3.4%)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선호투표제를 적용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중도 사퇴할 경우는 이 후보를 1위로 지지한 표는 모두 무효표로 처리된다. 따라서 일부 후보가 경선을 중간에 포기하면 유효 투표의 감소에 따라 1위 후보의 득표율이 저절로 높게 계산되므로 과반수 득표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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