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건수 절반으로 줄어
2015년엔 마약 범죄 단속 제로
“해경 조직 인력보강 시급”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초동 부실 대응을 문제 삼으며 해양경찰청 해체를 지시했다. 당시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간판 시공업자들이 해양경찰청 간판을 철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경찰청을 해체하면서 마약 밀수 등 해양 범죄 단속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직 개편 직후인 2015년에는 마약 범죄 단속 실적이 제로에 달하는 등 심각한 해상 치안 공백 사태를 야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정부의 즉흥적인 탁상행정으로 인해 국민들이 지난 3년 간 해상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3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경 조직 해체 이후 지난 3년간 전체 해양범죄 단속 건수는 반 토막이 났다. 2013년의 경우 5만 718건이었던 적발 건수는 2014년에 1만 2,535건으로 대폭 하락했고, 2015년에는2만 7,031건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2016년에는 3만 40건으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실적이다.

특히 해마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마약, 밀수, 밀항 등 주요 해상 범죄의 단속 건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3년 최대 114건에 달하던 마약 범죄 단속 건수는 2014년 37건으로 줄어들었고, 심지어 2015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해경이 조직 해체 과정을 밟던 2014년과 2015년은 사실상 공권력 마비 사태 수준이다. 밀수 범죄의 경우 2년 동안 단 한 건의 적발 사례도 없었고, 밀항 단속 건수 역시 2014년에는 전무했다.

해양범죄 단속 건수가 현저히 줄어든 데는 쪼그라든 해경 조직의 인력 부족과 더불어 육상경찰과의 모호한 업무분장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초동 대응을 문제 삼아 해경 해체를 결정한 뒤 해경은 그 해 11월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흡수 통합되면서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 이 과정에서 해경의 수사권 범위를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한정했고, ‘해양과 관련이 있지만, 육상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수사 권한은 육상경찰로 넘어가면서 업무 분장을 둘러싼 교통정리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육상 경찰이 기존 업무에 집중하느라 해상 범죄는 후순위로 밀리면서 마약, 밀수, 밀항 등 범죄는 단속 사각지대로 전락한 셈이다. 김현권 의원은 “해경이 국민안전처 셋방살이를 하던 지난 3년 간 국민들의 해양안전은 보호되지 못했다”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원상복귀 한 해경의 지위에 걸맞은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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