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아이들, 학교 그리워 안 깨워도 일어나…별 탈 없길”

입력
2020.05.2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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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 “와~학교 간다!” “괜찮을까?” 설렘과 우려 교차한 2차 등교 첫날

교사 “설렘 반 긴장 반, 한 숨도 못 잤다”…반대 의견도 여전

제주제일중 3학년 4반 담임 교사가 27일 오전 제주제일중 교실에서 학생들과 등교개학 첫 아침조회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뉴시스
제주제일중 3학년 4반 담임 교사가 27일 오전 제주제일중 교실에서 학생들과 등교개학 첫 아침조회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고3 학생 대상의 1차 등교개학에 이어 고2, 중3, 초1~2,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2차 등교 개학을 실시하는 첫날인 27일.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교사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는 것에 대한 설렘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새벽 한 학부모는 맘카페에 “고2 딸이 안 깨워도 6시 반에 일어나 자가검진을 하고 있는데 설레는지 노래도 흥얼거린다”라며 “이 학교는 ‘매일 등교’로 결정 났는데 설문에서 학생들 대다수가 ‘매일 등교’에 투표했다고 한다. 별 일 없이 학교 잘 다니길 바라본다”라고 운을 띄웠고, 이에 동감하는 학부모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다수 학부모는 “고2 남학생도 6시부터 일어나 씻고 가방 챙기고 7시도 안돼 교복을 입고는 ‘떨린다’고 하는데 다들 학교가 그리웠나 보다”, “우리 중3도 어제는 오후 2시에 일어나더니 오늘은 6시 전에 일어났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무사히 1학기 마치길 바란다”, “등교한 아이와 통화했더니 친구들과 눈물의 상봉 중이라는데 옆에서 꺄르르 소리가 들리고 목소리가 신이 났다. 귀한 아이들에게 별탈이 없길 기도한다” 등 같은 경험을 공유했다.

아울러 “교복도 다시 입어보고 친구들 만난다고 들떠있었는데 동네 유치원 선생님이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어제 아이 학교 개학연기가 발표된 순간, 울기 직전이었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서울과 교육격차가 더 벌어질 텐데 큰일이다”, “아이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직장생활, 외부활동 하는 부모들도 모두 조심해야겠다” 등의 반응도 나타났다.

또 자신을 현직 고2 담임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풍가는 것도 아닌데 간밤에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잠을 한 숨도 못 자고 발열체크조도 아닌데 1시간 일찍 출근했다”라며 “긴장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큰데 철저한 질병관리와 교육ㆍ생활, 모든 것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다.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건강과 배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기원해달라”라고 등교 개학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고3 교사라는 또 다른 누리꾼은 “아이들 잘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시라”며 “학교 안과 밖을 봤을 때 솔직히 학교 안이 훨씬 청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숙사 사감을 겸하고 있다는 또 다른 교사 누리꾼은 “기숙사는 거리두기가 불가능해 만약 무증상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엄청 전파될 것 같아 불안하다”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앞서 고교 3학년 등교 개학 첫날이었던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중앙여고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앞서 고교 3학년 등교 개학 첫날이었던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중앙여고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한편 온라인에서는 아직 등교개학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으며, 등교개학 연기ㆍ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수십 만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현직 고교 보건교사라는 청원인은 20일 고3 1차 등교개학 직후 ‘등교 개학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월부터 학교는 혼란 그 자체”라며 “예상가능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매뉴얼도 없으면서 자꾸 학교 재량에 맡기면 학교에서 모든 책임을 떠안으라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학년 발열 체크하는데 학생들은 거리두기 전혀 안 되는 상태로 기다리고, 거의 모든 교사들이 나와서 지도하는데도 난장판이 돼 45분이나 걸렸다. 쉬는 시간에는 팔짱 끼고 마스크 벗고 껴안고 난리인데 학교가 안전해 보이나”라며 “또 어느 지역은 등교 수업을, 어느 지역은 온라인 수업을 받는데 이 불평등은 어찌할 것이고 대학 입시는 어쩌려고 그러나”라고 등교개학 취소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역감염 전파를 저지하고 잠복기 관찰 후 이상이 없을 때 등교개학이 이뤄져야 하지 지금은 때가 아니며, 2차 파동에 대비해 9월 학기제 검토 및 온라인 수업 설비ㆍ질 강화 등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J****)”, “아직 사태가 진정된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등교개학을 해야 했나, 제발 학생들 좀 생각해달라”(E****), “우리 학교는 또 등교개학이 미뤄졌는데 이럴 거면 그냥 다 같이 안 가면 안 되나”(qu****)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2차 등교개학이 이뤄진 이날 대구 수성구 오성고에서는 고3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등교가 중지됐다. 이에 대구교육청은 오성고를 포함해 5개 학교에 대한 등교수업을 중지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또한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으로 40명으로, 지난달 8일 53명 이후 49일 만에 최다 수치로 나타났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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