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확진자 포장 물품 받으면 감염 위험? 방역당국 “가능성 낮다”

입력
2020.05.2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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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전경. 쿠팡은 이곳 근무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건물을 폐쇄하고 모든 직원의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전경. 쿠팡은 이곳 근무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건물을 폐쇄하고 모든 직원의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경기 부천시의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 및 가족 10명이 사흘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배송량 330만 건에 이르는 국내 초대형 이커머스업체가 대량 감염 경로가 되자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물품을 통한 전파를 우려하는 일부 소비자까지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3,000명 넘는 물류센터 근무자를 상대로 감염 여부 전수검사에 나서는 한편 택배발 감염 가능성은 낮다며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26일 부천시와 쿠팡에 따르면 이날 부천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인천과 경기 부천ㆍ파주 등에서 7명이 추가돼 총 10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 7명은 인천 부평구 거주 남성(24)과 여성(20), 인천 계양구 거주 여성(50)과 여아(10), 부천시 거주 여성(34), 파주시 거주 여성(50대), 서울 구로구 거주 여성(45)으로, 모두 센터 근무자 또는 그 가족이다.

앞서 24~25일 인천과 부천에서 거주하는 센터 근무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들 중 인천 거주 여성이 이태원발 감염 경로와 연계돼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부천의 ‘라온파티 뷔페’를 지난 9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 물류센터 감염 역시 이태원발 감염에서 비롯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쿠팡은 이날 “지난 25일 부천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보건강국과 전문가가 권하는 강력한 방역조치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부천 물류센터에 대해 추가 방역을 실시하고 해당 센터 직원을 전수조사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부천시, 경기도와 협의해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상시 근무자와 일용직 근무자, 납품업체 직원, 퇴직자 등 3,6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쿠팡은 또 부천물류센터에서 배송하려던 상품과 동일한 상품을 인천 등 인근 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배송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 사이에선 바이러스가 묻은 물품 배송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확진자들이 물품을 출고하는 파트에서 일하며 최종적으로 물건을 박스에 담거나 물품을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천시 부평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43)씨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쿠팡에서 물품을 주문해 받고 있다”며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가 있는데 괜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물류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낮고 전세계적으로 유례도 없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물류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았거나 마스크를 벗고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택배 수령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쿠팡 측 역시 “부천물류센터에서 작업하는 모든 직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해왔다”며 “고객이 주문한 상품은 배송 전 최종 단계에서 한 번 더 소독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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