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알아내려면 30대는 매월 자가 검진, 40대는?

입력
2020.05.2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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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 가장 많은 40대, 1~2년마다 전문의에게 검사해야 

유방암 의심 환자가 유방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방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방암 의심 환자가 유방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방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사업보고에 따르면 2017년 새롭게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2만2,230명으로 전체 여성암의 20.3%다. 국내 유방암 환자가 최근 10년 새 2배 이상 늘면서 2016년부터 갑상선암을 제치고 여성암 발병률 1위다.

강영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만혼,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이 유방암 증가 요인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정부의 암검진 사업 등으로 유방 검진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기에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 여성은 1~2년마다 유방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암 발병률 1위, 최근 10년 새 2배 늘어 

유방은 유선과 이 조직을 지지하는 지방, 결체조직, 림프관으로 이뤄진다. 유선조직은 다시 유즙을 만드는 유방소엽과 유두를 연결하는 유관으로 구성된다. 유방암은 이들 유방조직 어디에든 생길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하며, 유관(상피세포)에서 생기는 암이 가장 흔하고, 그 다음으로 유방소엽에서 많이 발생한다.

상피내암은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나가지 않고 관 안에만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0기암이라고 부르는 아주 초기 암이다. 상피내암과 달리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주위 실질조직으로 침범한 상태를 침윤성암이라고 한다. 침윤성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림프관이나 혈관을 타고 암세포가 이동해 겨드랑이 림프절과 전신 장기에 전이를 일으킬 수 있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통증도 초기 유방암의 일반적인 증상은 아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유방에 덩어리(종괴)가 만져지는 것이다. 하지만 덩어리가 만져지려면 암 크기가 일정 이상이어야 한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젖꼭지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길 때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림프조직 폐쇄로 피부 부종과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겨드랑이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고, 아주 악화하면 유방 피부가 움푹 패고 피부가 빨갛게 부어 오르며 통증이 생기거나 열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 무분별하게 사용하다간 암 발병 

유방암 발병 원인은 환경ㆍ유전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 여러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유방암 환자의 5~10%에서는 유전 소인이 있다. 따라서 유전 변이를 보인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은 유관 세포 증식을 촉진하기에 오래 노출되면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강 교수는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무분별한 여성 호르몬 사용은 피해야 한다”며 “호르몬 치료를 받을 때에도 전문의에게 1년에 한 번 이상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보통 출산 또는 모유 수유 경험이 없거나, 30세 이후 첫 출산했거나,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생리를 오래 한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이 높다. 이밖에 비만하거나 지방의 과잉 섭취, 음주 등이 위험 요인이다.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검진으로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별검사는 임상의 진찰과 유방촬영술을 한다. 우리나라 여성은 치밀(緻密)유방 비율이 서양인보다 높아 추가로 초음파검사를 할 필요가 많다. 2017년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재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유방촬영만으로 재발을 알아낸 경우가 53%에 불과해 서양의 80%보다 크게 떨어졌다.

고위험군이라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도 권장된다. 영상 검사 후 모양이 의심스러운 경우 조직검사로 확진을 한다.

2015년 국내 유방암 진단 시 중앙 나이는 50세,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군은 40대다. 보통 서구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을수록 유방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만, 국내에서는 50대 초반까지 늘어나다가 그 이후로 점차 줄어든다.

강 교수는 “국내 연령별 발생 빈도가 서구 여성과 같은 형태로 바뀌는 것 같아도 아직 기존 양상이 유지되고 있어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서구에 비해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했다.

 ◇30대는 매월 자가 검진, 40대는 1~2년마다 검사 

유방암은 암의 병기(病期)와 종양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초기라면 유방절제술이나 보존수술 등의 외과적 치료를 시행한다. 환자 조건과 호르몬 수용체 등의 종양 인자를 분석해 추가적으로 항암제 및 내분비요법, 표적치료, 방사선 치료 등 보조치료를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수술 전 종괴 크기를 줄이면서 항암 반응을 관찰하기도 한다.

유방암 수술법은 유방전(全)절제술과 유방보존수술이 있다. 전절제술은 유두를 포함한 유방조직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경우 유두를 보존하거나 피부를 대부분 보존하는 피하유방절제술이 있고, 전절제술 후 유방 모양을 만들어주는 재건 수술을 하기도 한다.

보존수술은 부분절제수술이라고도 부른다. 암이 발생한 조직과 그 주변을 제거한 후 나머지 부분을 방사선으로 치료한다. 최근 면역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이 꾸준히 연구ㆍ발전되고 있다.

유방암은 여러 원인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므로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없다. 금연ㆍ금주ㆍ적당한 운동ㆍ적정 영양상태 유지ㆍ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첫 출산하고 수유 기간을 연장하는 것 등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항호르몬 제제를 먹어 암을 억제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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