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첩보영화 방불케 한 자가격리자 투표

입력
2020.04.15 20:30
수정
2020.04.15 21:31

1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주민센터. 오후 5시40분께 이곳에서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던 자가격리자 3명이 건물 밖에 마련된 대기실에 도착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긴장한 표정의 자가격리자 3명(남성2명, 여성1명)은 대기실에서 대기하다가 6시2분께 자가격리자용으로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에 임했습니다.

투표 과정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습니다. 이들은 투표에 앞서 방호복 입은 직원에게 발열체크를 받은 후 손소독제와 비닐장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신분 확인을 거쳐 투표용지와 봉투를 받아 기표소에서 기표를 했습니다. 기표한 투표용지는 봉투에 담겨 방호복을 입은 선거관리원에게 전달됐습니다. 선거관리원은 자가격리자가 한 명씩 기표를 마칠 때마다 소독제로 임시 투표소 곳곳을 닦아 소독했습니다.

3명의 자가격리자가 투표를 마치자 선거관리원은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들고 지하에 마련된 일반 투표소로 내려가 봉투에 담겨 있던 투표용지를 꺼내 투표함에 넣었습니다. 일반 투표는 이미 마무리 됐기 때문에 투표함은 자가격리자 투표용지가 투입된 이후 봉인됐습니다.

이날 정부는 자가격리자 이동도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대상자는 오후 5시20분 이후 오후 6시 이전에 투표소에 도착해 야외에 마련된 대기 장소에서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고 대기하고 있어야 했고, 일반인 투표가 마감된 뒤에야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날 사전에 투표를 신청한 자가격리자들은 발열ㆍ기침 등 증상이 없으면 이날 오후 5시20분부터 오후 7시까지 투표를 위해 외출할 수 있게 했고, 투표하러 가기 전후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문자메시지로 전담 공무원에게 수시로 보고하게 했습니다. 투표소로 출발ㆍ대기장소 도착ㆍ자택복귀 등 각 과정마다 전담 공무원에게 알려야 하며, 외출 과정 내내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접촉은 절대 금지했습니다. 역사에 남을 법한 투표 현장, 따라가 봤습니다.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이현경 PD bb8@hankookilbo.com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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