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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보고서 결과의 2배…“무증상자가 확산 매개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중 기침, 발열 등과 같은 증상이 없는 ‘무증상자’ 비중이 무려 50%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증상자 중심으로 검진과 치료가 집중돼 왔는데 무증상자 비중이 이렇게 높다면 상대적으로 관리 대상에서 빗겨나 있는 무증상 환자로 인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당국이 미국 제약사 암젠의 자회사인 디코드 지네틱스와 함께 일반인들 대상으로 코로나19 무작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 중 50%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아이슬란드는 3월 말 기준 1만7,9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했다. 이는 전체 인구(36만명)의 5%에 해당하는 규모로, 인구 대비 검사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전체 검사 중 절반은 국립대학병원이 고위험군이나 유증상자 등을 중심으로 검사를 했고 나머지 절반은 디코드 지네틱스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디코드가 검진을 한 대상자 일반인 9,000명 중 코로나19 감염 비율은 1% 미만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감염자 중 무증상자가 절반인 50% 수준을 차지했다. 검진 대상자 9,000명은 검진을 자원한 사람들로 무작위 대량 검사에 가깝다는 게 디코드 측의 설명이다.

카우리 스테파운손 디코드 지네틱스 창립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 중 약 50%가 무증상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무증상 혹은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여러 연구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자 비율 50%는 앞서 미국, 중국 등의 연구진이 제시한 비율 2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다만 아이슬란드 보건당국은 디코드 검사가 무작위에 가깝긴 하지만 자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모집단 구성에 편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스테파운손 박사는 “(증상과 상관 없이)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검사를 하기 때문에 감염자들이 증상을 보이기 전에 감염 여부를 잡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디코드 지네틱스는 앞으로 무작위 코로나19 검사를 계속 진행하면서 아이슬란드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최소 5만명을 검사할 계획이다.

아이슬란드의 이 같은 포괄적인 검진 방식이 감염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오전 11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으로 아이슬란드 확진자는 1,220명이고 사망자는 2명뿐이다. CNN은 “포괄적인 검사야말로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보여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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