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中 코로나19 은폐’ 결론...의회선 “WHO도 조사해야”

입력
2020.04.02 08:20
수정
2020.04.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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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정보당국 지난주 기밀보고서 백악관 제출

미 상원의원 “의회가 중국의 은폐 도운 WHO 조사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저장성을 방문해 공장재개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는 모습을 신화통신이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저장성을 방문해 공장재개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는 모습을 신화통신이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적게 보고해 상황을 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은폐를 도운 세계보건기구(WHO)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중국 때문이란 책임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정보당국이 중국의 코로나19 통계가 조작됐다는 기밀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보고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발병 건수와 사망자에 관해 중국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불완전하고 이는 고의적이라는 게 요지라고 설명했다. 또 2명의 관리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이 제시한 수치는 가짜라고 결론 냈다고 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오후 기준 확진자는 8만2,361명이며 사망자는 3316명이지만, 수치의 정확성을 둘러싼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서 해석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중국이 문제의 정도를 숨기고 정보공유를 늦추고 있다면서 투명한 정보 공개를 누차 촉구해 중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은폐를 기정사실로 보면서 WHO를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WHO는 미국 납세자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으면서 중국 공산당이 은폐하는 것을 도왔다”며 의회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WHO를 중국의 ‘노리개’로 표현하면서 “중국의 대응과 투명성을 칭찬하고, 중국 공산당의 선전을 그대로 전파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보건 위기를 초래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의회가 개회되면 청문회와 조사를 벌여 미국 납세자들이 WHO를 계속 지원해야하는지를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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