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기 게임’, 중·고생 2명 중 1명 꼴...스마트폰 가장 많아

입력
2020.04.01 17:26
수정
2020.04.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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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금·빚 문제 어려움 겪기도

경기교육연구원은 1일 경기지역 학생 도박 실태 및 대응 정책에 대한 학생, 학부모, 교원들의 인식과 요구를 분석한 ‘경기도 학생 도박 실태 및 예방정책 방향 연구’를 발간했다. 연구보고서 표지. 경기교육연구원 제공
경기교육연구원은 1일 경기지역 학생 도박 실태 및 대응 정책에 대한 학생, 학부모, 교원들의 인식과 요구를 분석한 ‘경기도 학생 도박 실태 및 예방정책 방향 연구’를 발간했다. 연구보고서 표지. 경기교육연구원 제공

경기도 중·고교생 4명 중 1명은 돈내기 게임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도박 경험이 많고, 일부는 도박자금이나 빚을 갚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1일 경기도 학생 도박 실태 및 대응 정책에 대한 학생, 학부모, 교원들의 인식과 요구를 분석한 ‘경기도 학생 도박 실태 및 예방정책 방향 연구’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상반기 진행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8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중 경기도 중·고교생의 45.4%가 ‘돈내기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8년 하반기 조사 당시 ‘최근 3개월 동안 돈내기 게임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26.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4명 중 1명꼴이다.

또 이들 중·고교생 도박문제 수준은 ‘문제군’ 1.1%, ‘위험군’ 4.7%로 나타나 17명 중 1명이 ‘도박문제 고위험집단’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도박 경험은 호기심이나 친구의 권유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1명이 시작하면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학급에서 학교 전체로 전파되기 쉬운 경향도 나타났다고 교육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의 면담을 통해서 얻은 결과다.

학생들은 도박으로 인해 일상생활 패턴이 바뀌고, 학교생활에 집중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박자금 마련이나 도박 빚을 갚기 위한 과정에서 절도와 사기, 학교폭력·금품갈취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친구와 가족과의 갈등 및 경제적 문제, 법적 문제 등으로 고통 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을 맡은 이근영 책임연구위원은 △학교 내 학생 도박 위기대응팀 구성 △지역사회 전문기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학생 및 학부모, 교직원 대상 도박예방 교육 조기 실시 △불법 도박 사이트 차단을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요구 노력 등의 대책 마련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학생 도박 예방에 있어서는 보호환경의 강화 및 위험환경의 제거가 중요하다”며 “학교에서 도박문제가 발생했을 때 학교의 도박수준을 진단하고 그 수준에 따라 개입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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