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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장관.손명수 차관 등 특공 아파트 처분하고 수도권만 남겨

[저작권 한국일보]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전경.

정부세종청사 장ㆍ차관을 비롯한 일부 고위공직자들이 특별 공급받은 세종시 주택을 처분하고, 수도권 등의 주택은 그대로 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조기 정착과 균형발전 등의 취지에 역행하고, 특혜만 챙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의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손명수 국토부 2차관이 특별 공급받은 세종시 반곡동 아파트를 처분했다. 대신 서울 송파구 자택은 처분하지 않고 남겨뒀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고위공무원단 시절 특별 공급받은 아파트(가재마을 10단지)를 팔았다. 김 장관은 종전가액 3억400만원인 아파트를 4억9,000만원에 팔았다. 1억8,6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이다. 김 장관도 손 차관처럼 수도권(과천)에 있는 아파트는 그대로 갖고 있다.

이들 외에도 윤성원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김채규 국토부 교통물류실장,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등이 수도권 아파트는 남긴 채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했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함께 나온 다주택 보유 공직자에 대한 주택 처분 권고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종시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특별공급 혜택만 챙기고,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종시에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공급된 공동주택 10만4,436호 물량 가운데 5만3,337호(51%)가 중앙부처 등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 배정됐다. 초기엔 미분양 아파트 등으로 실제 부동산 계약자가 절반 수준에 머물렀지만 배정 물량의 47.6%인 2만5,406호는 이전 기관 종사자들에게 공급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런 특별공급 혜택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2010년 첫마을부터 2013년 말까지 분양 아파트의 70%를 특별공급으로 가져가고, 그후에도 50%를 우선 공급받아았지만 계약 물량의 25% 정도가 전매와 매매, 전ㆍ월세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777호는 전매, 1,655호는 매매 등 3,432호가 사실상 시세 차익 수단으로 악용됐다. 전월세 물량도 2,511호에 달하는 등 적지 않다.

여전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내 집을 두고 세종시 아파트는 투자 목적으로 활용하는 ‘양다리 재산 증식 전략’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세종시 아파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분양시장이 이른바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어 특공을 악용한 혜택을 톡톡히 볼 수 있다.

송 의원은 “이전 기관 종사자들은 지방세 특례 제한법에 따라 취득세 감면 혜택도 받아왔다. 정책적 배려가 특혜 시비와 투기 행태로 변질된 부분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고 원활한 주거이전을 위한 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참여연대 성은정 사무국장은 “고위 공직자들이 앞장서 특혜만 챙기고, 취지에 역행하는 행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며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정비 등 강력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 사무국장은 “특별 공급받은 주택을 장기적으로 보유토록 하거나 처분해 거둔 차익을 환원토록 하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림부 관계자는 “정무직인 데다 정부의 다주택자 주택 처분 권고 등에 따라 자녀 거주 등의 문제로 필요한 과천의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은 놔두고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특공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보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본인도 세종시에 가급적 상주하며 업무를 보고, 직원들에게도 수도권 등의 출장을 자제토록 하는 등 세종시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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